국힘 선관위, 자체 여론조사 공표 의혹 “한동훈 캠프에 비공식 경고”
한 캠프 조사인데, 한 측은 연관성 부인
나경원·원희룡 “선관위 제재 해야”
한 캠프 연루 확인 못해 비공식 경고로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 캠프의 여론조사 공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격해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 14일 한 후보 측이 자체 진행한 당원 상대 조사에서 한 후보가 과반 지지를 얻었다는 언론사 보도로 촉발됐다. 한 후보 측은 “우리와 관련 없다”는 입장이지만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당원 여론 교란”이라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재 조치를 요구했다. 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보도의 출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한 후보 캠프에 비공식으로 경고를 전달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뉴시스는 한 후보 캠프가 전날부터 이틀동안 당원 2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후보가 과반 지지율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 후보 캠프는 같은날 해당 보도에 대해 “한동훈 캠프와 무관하게 이뤄진 보도”라면서도 과반 득표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한 후보의 대세론 굳히기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다른 당권주자들은 당규 위반 사항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당규 39조9항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게시 배포하는 행위 또는 여론조사를 빙자한 선거운동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원 후보 캠프는 15일 공지를 통해 “‘한동훈 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 대해 당규 39조(금지되는 선거운동)를 명백히 위반하였는 바, 당 선관위에 강력한 제재 조치를 요청했다”며 “당원들의 여론을 교란, 왜곡시키는 저열한 공작은 용납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 후보 캠프도 전날 해당 보도는 당규 위반이라며 당 선관위에 공식 이의제기했다. 나 후보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 위반은 물론 선거 당심에 영향을 주려는 나쁜 의도로 보여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선관위에서 명확한 조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여론조사라는 게 어떤 문항이나 형식인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특정 캠프에서 한걸 가지고 그렇게 발표를 했다?”며 “한마디로 소이부답이다, 웃어 넘긴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는 한 후보의 여론조사 공표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으나 해당 언론사가 취재원 보호를 위해 출처를 밝히지 않았고, 한 후보 캠프 역시 부인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보도 경위를 정확히 파악할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한 후보 캠프에 비공식적으로 주의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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