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이후 이런 느낌 오래간만인데… 추신수 리드오프 후계자 후보 또 나타났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사실 1번으로 쓰려고 그랬는데”
이숭용 SSG 감독은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작성하다 1번 타순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날 KIA 선발은 우완 황동하였다. 2번 추신수, 3번 최정, 4번 에레디아까지는 큰 고민이 없을 법했다. 박성한이 광주와 KIA에 강하니 5번에 놓는 것도 비교적 쉽게 결정됐다. 다만 1번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날 리드오프는 최지훈이 나가 맹활약했지만, 이 감독은 신인 내야수 정준재(21)를 1번으로 쓸까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코칭스태프 회의 끝에 정준재는 9번에 두는 것으로 했다. 이 감독은 “박지환이 좋았을 때 1번에 놓으니 안 좋았다. 어린 친구들이니까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갈 수 있도록 그냥 하위 타선에 놓고 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정준재의 존재감이 코칭스태프를 고민에 빠뜨릴 정도로 커졌다는 것을 상징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며 1군 무대에 완전히 적응하는 모습이다. 모든 게 기대 이상이다.
동국대 2년을 마치고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한 정준재는 2024년 SSG의 5라운드(전체 5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일단 육성선수로 등록됐을 정도로 1군까지의 거리는 꽤 있어 보였다. 하지만 대만 캠프 당시 1군 코칭스태프에 선을 보였고, 당시 마땅한 대주자감이 없었던 SSG는 정준재의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에 주목했다. 5월 1일 곧바로 등록돼 1군에 올라온 정준재는 인상적인 활약으로 이제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고 있다.
정준재는 15일 현재 시즌 38경기에서 타율 0.311, 7타점, 7도루, 출루율 0.393을 기록 중이다. 처음에는 발에 주목했는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수비도 신인치고는 안정적인데다 최근에는 공격에서도 상승 그래프를 타며 구단의 함박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400에 이른다. 1군 무대에 적응하면서 삼진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콘택트 비율은 더 높아졌다. 최근 18번의 타석에서 삼진은 딱 하나였다.
정준재를 1번 타순에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 기록에서 잘 드러난다. 우선 출루율이 높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출루율이 4할에 육박한다. 높은 출루율의 비결은 커트 능력이다. 타석에서 집중력과 근성이 좋고 맞히는 재질이 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승부수를 잘 걷어내면서 오히려 상대 투수들을 압박한다. 정준재의 올해 볼넷 비율은 11.8%로 높은 편이고, 타석당 투구 수도 4.16개로 많은 편이다. 콘택트 비율은 92.4%로, 헛스윙이 굉장히 적은 타자이기도 하다. 고무적인 것은 이 수치들이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가면 잘 뛴다. 올해 7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주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대형 SPOTV 해설위원은 “스피드 자체는 김지찬(삼성)과도 비슷하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주자지만 A급 주자에서 그 이상으로 올라가려면 리드나 스타트의 경험, 치고 나가는 힘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김지찬이 좋은 주자인 것은 리드 자세나 스타트가 리그에서 가장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정준재도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그간 SSG의 2루수 오디션이 주로 공격 쪽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됐다면, 정준재는 공·수·주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로 비교적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콘택트가 좋고, 출루율이 좋으면서, 잘 뛰고, 수비도 괜찮은 2루수는 인천에서 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향기다. 가장 근래 그런 인천의 2루수는 KBO 역대 최고 2루수 중 하나로 뽑히는 정근우였다. 작은 사이즈의 2루수지만 근성과 투지가 있다는 점도 조금은 닮았다. 레전드와 정준재의 느낌을 비교하는 게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KBO리그 경력 시작은 못할 게 없다. 앞으로 성장이 관건이다.
SSG는 추신수가 올해 2번으로 이동했다. 아픈 어깨에도 올해 0.385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인 추신수의 능력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올해로 은퇴할 추신수의 다음을 찾는 측면이 강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가장 상수에 가까운 최지훈이었고, 근래에는 고졸 신인 박지환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준재가 또 등장하며 향후 구도가 재밌어졌다. 당초 정준재의 이른 입대도 생각했던 SSG지만, 이제는 그 구상을 완전히 접고 데뷔 시즌 완주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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