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출입기자, 이재명에 "연임도전 어려운 결정, 원하는 결과 얻으시길"
"회견문 공감되는 부분 많아"…"언론소비자 볼 때 신뢰 떨어뜨리는 발언"
전자신문 편집국장 "공식입장은 노코멘트"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한 출입기자가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 도전 공개 기자회견장 자리에서 '연임 도전이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기 바란다'고 발언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기창 전자신문 기자는 지난 10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 질문에서 “연임 도전이 좀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어려웠던 것 만큼 원하시는 결과 얻으시기 바라겠다”며 “기자회견문에 공감되는 부분이 좀 많아서 관련 내용 질문드리겠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이어 “이 대표님께서 과학 기술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 과학 기술 투자를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을 하려면 과학기술과 연관된 산업 생태계를 함께 육성하는 것들이 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지금까지 인공지능이나 플랫폼 등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산업에 대한 언급이 나오면 규제가 필요하다는 접근을 해 왔는데, 오늘 말씀대로 추진하려면 당내 반발을 조절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구성원들을 설득할지, 복안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재명 전 대표는 “네 아주 좋은 질문 해 주셨다”며 “공감되는 게 많다는 말씀도 감사드린다”고 답변했다. 그는 “공동체 유지를 위해서는 필요한 합리적 규제는 필요하고, 규제 완화 또는 규제 강화 표현보다는 규제 합리화라는 표현을 저는 선호한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방송 영상으로 생중계 되고 있는 공개 기자회견에서 원내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의 직전 대표이자 당 대표 연임도전에 나선 유력한 후보에게 기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바란다고 한 것은 단순히 덕담이라고 하기엔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현장 취재를 했던 한 민주당 출입기자는 지난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딱딱한 질문에 들어가기 전 립서비스나 일종의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해서였다 해도 과한 (표현의) 측면으로 나아간다는 것 자체가 씁쓸하다”며 “언론소비자 볼 때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자협회 실천요강을 보면, 취재 및 보도 분야 두 번째 항목에 “회원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의 취재 및 보도활동에 있어서 취재원에 대해 형평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최 기자에게 △그런 표현을 쓴 이유는 무엇인지 △당 대표 선거전에 나선 특정 후보 지지 발언 아닌지 △언론인은 권력과 불가근불가원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기자협회 실천요강에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의 취재 및 보도활동에서 취재원에 대해 형평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에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어떤 의견인지 △원내 1당이자 압도적인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는 야당 대표에 대한 낯뜨거운 아부성 발언 아닌지 △국민들이 볼 때 불편함이 느끼지 않을지 △지난해 4월 이 대표 기자간담회 때도 2행시 건배사를 하면서 “민주당을 위하여”라고 했던 적이 있는데 부적절하지 않은지 등에 대한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이메일 질의를 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고, 전화통화에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승규 전자신문 편집국장은 15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최 기자에 했던 질의와 유사한 내용으로 최 기자의 발언이 부적절하지 않느냐고 묻는 질의에 “회사 입장은 공식적으로 노코멘트”라며 “(추후 미디어오늘에 나온) 기사 내용이 잘못된 게 있다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 기자는 지난해 4월13일 낮 12시 경기도 행주산성 인근의 식당에서 열린 이재명 대표와 기자단의 비공개 오찬에서 주최 측의 요청으로 건배사를 했다. 최 기자는 “대표님이 '추경' 노래를 하셔서 추경으로 2행시로 하겠다”며 “마지막에 민주당을 위하여라고 해주시면 되겠다. 추, 추워도 더워도, 경, 경제는 민주당. 민주당을 위하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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