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장기화에…지난해 폐업자 100만 육박 '역대 최대'
'사업부진' 19% 늘어… 영세 자영업자 8년 만 최대폭↓
자영업자 출신 실업자 23.1%↑…노동시장 이탈 추세도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업부진을 이유로 한 폐업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장사를 접은 후 실업자가 된 자영업자는 1년 새 20% 넘게 증가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이 심화된 영향으로 관측된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 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48만 8792명)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전년(40만 6225명) 대비 증가 폭도 7만 5958명(18.7%) 늘어나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외 사유는 기타(45만 1203명)와 양도·양수(4만 369건), 법인전환(4685건)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폐업이 27만 6535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비스업(21만 7821명), 음식업(15만 8279명) 등 내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의 타격이 컸고 부동산임대업(9만 4330명), 건설업(4만 8608명) 등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았던 부동산 관련 폐업자도 많았다.
올해 2분기 자영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 1000명 줄어 약 2년 만에 마이너스(-9000명) 전환한 1분기보다 감소 폭을 키웠다.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11만 4100명 감소해 2015년 4분기(-11만 8200명) 이후 8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폐업하고 구직활동에 나섰으나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이날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실업자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 평균 2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2만 1000명)보다 23.1% 급증했다. 전체 실업자 증가율(6.9%) 대비 3.3배 수준이다.
사업을 접은 뒤 노동시장을 떠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1년 사이 자영업자로 일했던 사람은 월평균 26만 8000명으로, 1년 전(25만 3000명)보다 6.0%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생산 가능 연령 인구 중 취업자가 아니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영세 자영업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상반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이전 직장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월평균 3만 1000명으로, 전년 동기(3만 4000명)보다 8.4% 감소했다. 반면 영세 자영업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21만 9000명에서 23만 7000명으로 8.3% 늘었다
올해도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줄폐업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5월까지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2월(0.8%)만 전년동월대비 반짝 증가했을 뿐 1월과 3∼5월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에 1~5월 소매판매는 2.3% 줄어 금융위기 당시인 2009(-3.2%) 이래 최대 폭 감소한 상태다.
이지은 (jean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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