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송 전쟁’ 시작한 K-팝 시장…복병은 올림픽?!

2024. 7. 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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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앞둔 K-팝 시장
보통 스포츠 이벤트 기간 이용량 감소
다만 시차·대표팀 성적에 따라 ‘유동적’
투어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뉴진스 ‘수퍼내추럴’, (여자)아이들 ‘클락션’, 키스오브라이프 ‘스티기’, 투어스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

K-팝 시장에서 ‘서머송 전쟁’이 본격화됐다. 주요 그룹들이 저마다 K-팝 극성수기에 걸맞는 핫한 여름 곡들을 경쟁적으로 내기 시작한 것. 다만 걸림돌이 하나 있다. 바로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이다.

4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올림픽과 월드컵 기간엔 전 세계의 이목이 ’한 곳‘을 향한다. 덕분에 다른 콘텐츠 시장 뿐만 아니라 음악 시장 역시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대대로 스포츠 빅이벤트 기간엔 신곡 발표를 꺼려왔던 것도 사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 열린 2016년 올림픽 당시 음악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15일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월5일~21일) 당시 월별 톱400 음원 이용량은 전달 대비 9%나 감소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 동안 신곡은 전달 보다 18곡이나 감소했다”며 “제작사와 유통사 측에서 올림픽 대회 기간을 피해 앨범 발매 일정을 조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시즌엔 미디어의 시선이 음악 시장이 아닌 스포츠 스타와 경기로 옮겨가는 만큼 음원 이용량과 신보 발매량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신곡 발표와 함께 진행되는 마케팅 활동이 올림픽의 영향으로 효과가 감소된다”며 “가장 핫한 프로모션 수단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챌린지 등도 올림픽 뉴스와 하이라이트에 묻혀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쏠림 현상은 이미 시작됐다. K-팝 그룹들은 올림픽 이전 대거 컴백해 여름 전쟁이 여느 때보다 빨리 시작된 것이다.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스테이씨, 키스오브라이프가 7월 첫날 컴백했고, 이어 3일엔 이승윤과 이채연, 8일엔 (여자)아이들, 10일엔 드림캐처, 12일엔 엔하이픈 등이 신보를 냈다.

반면 올림픽을 코 앞에 둔 7월 중순부턴 컴백 소식이 급격히 줄었다. 빅 그룹 스트레이 키즈가 개막 직전인 19일에 돌아오는 것 정도만 주목할 만하다.

엔하이픈 [빌리프랩 제공]

K-팝 그룹이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는 “신인 그룹일수록 올림픽 기간을 피해 컴백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도 결방도 예상되고 SNS에서도 대다수의 이슈가 한 곳으로 쏠리는 만큼 굳이 모험과 경쟁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보 출시의 보류는 결국 음악 시장의 전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기간 스포츠 경기 시청 등에 할애하는 대중의 시간이 증가해 음악 스트리밍 양도 평소보다 감소하기도 한다.

다만 변수도 있다. 올림픽 개최국과의 시차와 한국 대표팀의 성적이다.

써클차트 집계 결과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2.7~23)은 국내 음악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심지어 올림픽 기간 중인 2월 신규 음원이 1월과 3월에 비해 더 많았다.

소치 동계 올림픽의 영향력이 미미했던 것은 당시 대한민국의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금3, 은3, 동3 총 8개의 메달을 따 종합 13위에 그쳤다. 종합 14위에 오른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김 위원은 “’올림픽 성적표‘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은 제작사와 유통사가 음원 출시 일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봤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신곡 발매가 정상 수준을 바로 회복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예선에서 탈락해 16강에 오르지 못하자 월드컵 이슈가 일찌감치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 역시 시차와 성적표가 K-팝 시장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파리와 대한민국 간 시차는 7시간. 업계에선 주요 경기 결승전의 ‘실시간 시청’이 쉽지 않은 만큼 올림픽이 음악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파리올림픽 예선에서 이미 대한민국 축구가 40년 만에 탈락했고, 배구와 농구 등 구기종목이 모조리 떨어져 ’대규모 응원전‘을 벌일 일도 없어졌다.

김 위원은 “이번 파리 올림픽은 시차 문제와 구기 종목의 대거 예선 탈락 등으로 음악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음악 업계에선 관행적으로 음원 출시를 보류하기보다는, 올림픽 경기 일정과 결과 등을 분석하여 신보 출시 일정을 잡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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