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 평당 ‘4000만원 벽’ 깨졌다
서울의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처음으로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 가파른 공사비 상승으로 불과 1년 만에 1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신축 분양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구축을 포함한 아파트 매매시장 역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5일 발표한 6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1865만8000원으로 전월 대비 1.26% 상승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로는 14.86% 상승했다.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4190만4000원에 달했다. HUG가 발표하는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년 전만 해도 3198만3000원 수준이었으나 1년 새 31.0% 오르며 992만원이 뛰었다. 수도권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 6월 2262만5000원에서 올해 6월 2706만4000원으로 19.63% 상승했다.
5대 광역시 및 세종시 분양가는 전달보다 내렸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광역시와 세종시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991만1000원으로 전월 대비 0.49%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6.55% 올랐다. 기타 지방의 3.3㎡당 분양가는 전년보다 11.35% 오른 1472만4000원을 기록했다.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HUG에서 분양보증서를 발급한 민간 분양사업장 평균 분양가격(12개월 이동평균)을 집계한 수치다.
민간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은 원자잿값과 인건비, 금리가 동반 상승하면서 건설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강북에서 처음으로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이 넘은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의 영향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전국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 물량은 1만4291가구로 전년 동월(1만4436가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수도권과 5대광역시, 세종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에서는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미분양 우려가 커지며 신규 분양이 급감했다. 기타 지방의 분양 물량은 2886가구로 지난해 동월(4863가구)보다 4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축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은 매매시장 전반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서울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보다 0.04% 상승했는데, 서울 아파트의 상승폭이 0.56%에 달하며 오름세를 견인했다. 2021년 10월(0.83%) 이후 2년9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다만 최근의 매매시장 상승세는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5대 광역시(부산·대구·대전·울산·광주) 아파트 가격은 전달보다 0.28%, 기타 지방은 0.17%가 하락했다. 지난달 서울(0.62%)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0.44%)도 전달보다 올랐지만 5대 광역시(-0.11%)와 기타 지방(-0.09%)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매매시장 상승세는 9억원 초과 고가 주택이 이끌고 있다. 직방이 15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뤄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2만3328건 중 절반 이상(53.1%·1만2396건)이 9억원이 넘는 거래였다. 이는 실거래가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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