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방산·원전株 일단은 급등… “과거 총격 사례 볼 때 단기 효과”

권오은 기자 2024. 7. 1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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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중 총상을 입은 가운데 그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자들이 수혜 기대 종목으로 몰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우선주의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그가 당선되면 각국이 방위비를 크게 늘려야 하고, 국내 방산 기업들이 더 많은 수출 물량을 확보할 기회가 생긴다는 기대감이 커서다.

국내 주식시장의 반응과 달리 증권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의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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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중 총상을 입은 가운데 그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자들이 수혜 기대 종목으로 몰리고 있다. 하지만 과거 대통령 암살 또는 미수 사건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간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대로템 주식은 오전 10시 5분 4만4200원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보다 주가가 10.65%(4250원) 올랐다. 장 중 주가가 4만4900원까지 상승하면서 1년 내 최고가를 찍었다.

같은 시각 다른 방산주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LIG넥스원은 10%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 등도 전 거래일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이 거래됐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각) 펜실베니아주 버틀러에서 피격 후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중 20대 백인 남성 토마스 매튜 크룩스가 쏜 총에 오른쪽 귀 윗부분을 다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직후 경호원들에 둘러싸여 가면서 주먹을 치켜드는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각인하자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방산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우선주의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그가 당선되면 각국이 방위비를 크게 늘려야 하고, 국내 방산 기업들이 더 많은 수출 물량을 확보할 기회가 생긴다는 기대감이 커서다.

또 다른 트럼프 전 대통령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원자력 발전 관련 종목도 주가가 급등했다. 한전기술, 한전KPS는 이날 장 초반 최근 1년 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한전산업도 10%대 상승률을 보였다. 두산그룹 지배구조 재편 여파로 주가가 부진했던 두산에너빌리티도 이날 반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에 더해 체코 원전 수주 여부가 이번 주 결론이 날 예정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체코 정부는 오는 17일쯤 원전 4기를 건설할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등 ‘팀 코리아’는 프랑스전력공사(EDF)와 경쟁하고 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상대적으로 불리한 업종으로 꼽히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들은 약세다. 태양광주 한화솔루션, 신성이엔지나, 풍력주 씨에스윈드, 유니슨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반응과 달리 증권사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의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과거 사례 때문이다.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암살 사건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건 당일 2.8% 하락했으나 하루 만에 하락폭을 회복했고,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상을 입었을 때도 S&P500지수는 이튿날 반등했다. 2011년 백악관을 향한 총격 사건 때는 코스피지수가 2%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4개월가량 남았으나, 오히려 ‘트럼프 대세론’이 굳어지면서 주식시장에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질수록 증시는 이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금리는 단기간 상승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우는 세금 인하와 대(對)중국 관세 부과 등으로 재정지출이 확대되면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 채권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판정승으로 끝난 1차 TV 대선 토론 직후 4.4%대까지 급등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 12일 기준 4.1%대까지 내려갔던 상황에서 다시 반등하면 금리에 민감한 국내외 성장주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처럼 관세를 부과하면 2년 후 소비자물가를 2.5%포인트 높이는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물가 둔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연속해서 내릴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 추가 인하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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