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유도로켓 '비궁' 미국 FCT 시험평가 최종 통과

유민환 기자 2024. 7. 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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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유도무기 수출 위한 교두보 확보
하와이 시험 발사서 6발 모두 표적 명중
2019년부터 5년간 실시된 실사격서 100% 명중
LIG넥스원 관계자가 12일 미국 하와이 해역 대한민국 해군 천자봉함에서 주요 참석자에게 이번 FCT 시험평가를 최종 통과한 ‘비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LIG넥스원
[서울경제]

LIG넥스원(079550)의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영문명 : Poniard)'이 미국 시험 평가를 최종 통과했다. 국내 최초 유도무기 수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LIG넥스원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한 FCT(Foreign Comparative Testing·해외비교시험)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 모두 표적을 명중시켰다고 15일 밝혔다. FCT는 미국 국방부가 전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국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에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환태평양훈련(RIMPAC) 기간 중 이뤄진 이번 실사는 한미 해군이 수립한 무인화 기반 미래 작전개념의 실사 시나리오에 기반해 진행됐다. 한국과 미국을 통틀어 무인 표적-공중 무인기 탐지-위성통신-무인수상정 탑재 유도로켓 발사 등 전 과정에 무인화 개념을 적용한 최초의 사례다.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사진. 사진제공=LIG넥스원

2016년 국내 해병대에 전력화 된 '비궁'은 북한의 공기부양정 등을 타격하기 위해 차량에 탑재해 발사하는 무기체계로 개발됐다. 지난 2019년 미국 FCT 프로그램 대상 무기체계로 지정된 이후 이번 최종 시험까지 단 한발의 오차도 없는 명중률을 기록했다. 2019년 최초 진행된 FCT 1차 시험은 유도탄 성능 검증 위주로 진행됐고, 2020년부터는 미군의 요구에 맞춘 소형 함정용 발사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LIG넥스원은 수출을 위해 소형 무인수상정에 탑재 가능한 2.75인치 유도로켓용 발사대를 자체 개발했다. 이후 진행된 FCT 2차 시험은 한국과 미국 키웨스트, 샌디에고, 하와이 등 4단계에 걸쳐 이뤄졌다. 특히 이번 하와이 시험 발사에선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비궁 FCT를 진행 중인 한국 상륙함 천자봉함을 방문해 "한미가 공동으로 차세대 무기체계를 준비하고 훈련한다는 것은 양국에 매우 중요한 의미"라며 기대를 밝혔다.

LIG넥스원은 대한민국 군에서 지상발사체계로 운용하는 비궁을 미국 텍스트론사의 무인수상정에 탑재가 가능한 발사체계로 통합하고 해상 운용성을 검증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LIG넥스원의 자체 개발과 더불어 방위사업청이 무기체계 개조개발 사업을 기획했고 국방기술진흥연구소를 통해 관련 사업이 추진됐다. 비궁 개발을 주관했던 국방과학연구소는 유도로켓의 사격시험 계획과 각종 기술지원을 맡았다. 해군은 4900톤급 상륙함인 천자봉함을 통해 비궁 발사대와 미국 무인수상정을 태평양의 미국 해역으로 이송하고 진수시키는 등 시험평가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비궁 FCT 시험평가 성공은 우리 군과 관계기관, 민간 기업이 힘을 합쳐 이뤄 낸 쾌거"라고 했다.

LIG넥스원은 이번 시험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미국과의 수출 계약 체결에 나서는 한편,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LIG넥스원은 23년 10월부터 미 해군과 소요제기 활동을 착수했으며 미 해군이 검토 중인 무인화 운용개념에 발맞춰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 소요 제기, 예산 확보, 계약 검증 등의 단계가 남아있지만 수출이 성사된다면 대한민국 유도무기 최초 미국 수출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는 "방위산업 불모지였던 나라에서 약 반세기 만에 미국에 유도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자주국방 실현과 K방산의 성장을 향한 우리 정부와 군, 기관, 업계의 노력과 염원이 모아진 결과"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각국 안보 환경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에서 개발한 중형급 정찰용무인수상정(해검) 플랫폼 기반으로 '비궁'을 비롯한 다양한 임무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현재 중동지역에 수출형 모델 제안 후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K-방산 수출의 또 다른 효자 품목이 탄생할지도 주목된다.

유민환 기자 yoogiz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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