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G 자축골'수원FC 권경원"우승하고 싶습니다!시장님 투자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우승하고 싶습니다."
'수원FC 수비의 중심' 권경원(32)이 수원FC 선수 중 처음으로 우승의 꿈을 드러냈다. 지난 겨울 김은중 감독이 첫 지휘봉을 잡은 수원FC 깜짝 이적으로 화제가 된 권경원은 14일 홈 캐슬파크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3라운드 대구FC전서 K리그1 100경기를 맞았다. 2013년 전북에서 데뷔한 지 11년 만에 100경기를 꽉 채웠다. 아랍에미리트 알아흘리, 중국 텐진, 일본 감바 오사카 등 해외리그를 두루 돌았던 '국대 센터백' 권경원은 전북에서 38경기, 상주 상무에서 23경기, 성남에서 18경기를 뛰었고 올 시즌 김은중 감독의 절대 신뢰 속에 21경기를 뛰었다.
이날 수원은 전반 경기를 지배하며 지동원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수비 실수로 에드가, 박세진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1-2로 밀렸다. 패색이 짙던 후반 44분, 이용의 크로스 직후 어느새 최전방까지 올라선 센터백 권경원이 날아올랐다. 극적인 헤더골이 작렬했다. 2대2 무승부와 함께 수원FC는 5경기 무패(3승2무), 홈 6연속 무패(4승2무)로 구단 역사상 리그1 안방 최다 무패 기록을 세웠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권)경원이는 우리 팀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고 어린 선수들의 포지셔닝을 잡아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100경기를 자축하려고 어려운 상황에서 위로 올라가 득점한 것같다. 100경기를 축하하고, 중심을 잘 잡아줘서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100경기'라는 숫자가 결코 쉬운 숫자는 아니다. 내가 거친 모든 팀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용이형처럼 마흔 살까지 뛰고 싶다. 200경기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올해 초 처음 수원FC에 올 때 성남 때처럼 강등싸움을 할 줄 알았다. 지금 저희가 잘하고 있는 모습이 한편으로 당연하면서도 한편으로 놀랍다"고 자평했다. "선수들이 너무 많이 바뀌었고, 전년도에 성적이 안 좋았다. 팀이 투자를 많이 받는 상황도 아니고 강등만 피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더 좋은 순위로 가고 싶다"고 했다. 리그 두 바퀴를 돈 시점, 리그 5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베테랑의 힘도 있지만 어린 친구들이 형들의 말을 잘 따라준다. 선배들은 잘 이끌고 후배들은 잘 따라와주는 좋은 팀 분위기 덕"이라고 했다. 내로라하는 기업 구단들을 제치고 권경원 지동원 정승원 손준호 안병준 등을 모두 잡으며 '영입 맛집'으로 소문난 시민구단 수원FC의 힘에 대해 권경원은 "구단이 팀이 원하는 것, 선수가 원하는 걸 맞춤형으로 잘 해결해준다. 감독님이 좋으시고, 선수단 분위기가 좋단 것도 선수들 사이에 다 소문이 났다"고 설명했다.
권경원은 "솔직히 우승하고 싶다. 이재준 수원시장님(구단주)께서 우승하면 카퍼레이드를 해주신다고 했다"며 웃었다. "이제 우승이 욕심난다. 시장님이 조금만 더 투자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국내외 빅클럽의 좋은 환경을 앞서 경험한 베테랑 선배로서 권경원은 팀과 후배들을 위해 할 말을 했다. "축구단 환경을 한번 더 살펴주셨으면 좋겠다. B팀 후배들이 인조잔디에서 훈련하고 있고, 제한된 금액안에서 하루 한끼 식사가 제공된다. 훈련장과 숙소 식당이 생기면 좋겠다. 안정적인 훈련 환경과 영양 부분이 좋아지면 B팀 선수들은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고, 팀 성적도 함께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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