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한 방류수에 남아있는 오염물질 플라스마로 없앤다

핵융합연 "처리 후 잔류의약물질 비검출…시간당 10t 처리 가능"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성균관대·아주대·다이텍연구원과 공동으로 플라스마를 이용해 정화한 방류수에 남아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산업폐수는 물환경보전법에 의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으나, 정화를 거친 방류수에서도 농도 ppt(1조분의 1), ppb(10억분의 1) 수준의 오염물질이 남아있는 사례가 보고된다.

기존 수처리 방식으로는 분해가 어렵기 때문인데, 극미량의 오염물질이라도 장기간 쌓일 경우 슈퍼박테리아 확산과 생물 중성화 등 수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핵융합연 홍용철 박사팀은 수중 플라스마(고체·액체·기체를 넘어선 제4의 상태) 생성 기술을 통해 방류수 속 난분해성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플라스마를 발생시킬 때 만들어지는 오존, 자외선(UV) 등 다양한 산소 활성종이 오염 물질의 분자 구조를 파괴해 정화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기존 수처리 연구에서 사용하는 모의 폐수가 아닌 실제 산업 현장에서 수처리 공정을 마친 방류수로 실험을 진행해 효과를 분석했다.

제약·전자·염색 산업 현장의 방류수 속 잔류의약물질, 농약류, 과불화합물 등 규제 대상이 아닌 미량 오염물질에 대해 플라스마 처리한 결과, 잔류의약물질은 비검출 수준으로 감소했다. 농약류는 87% 이상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중 오염에 민감한 제브라피시(사람과 유전체 구조가 비슷한 열대어)를 활용해 수중 생태독성을 평가한 결과 플라스마를 처리한 물속에서 배아 독성이 크게 줄어들고 부화율이 증가했다.

연구원은 시간당 10t의 방류수를 대상으로 플라스마 처리 효과를 검증했으며, 앞으로 시간당 30t의 수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홍용철 박사는 "플라스마에서 오염물질 제거에 필요한 UV, 오존 등이 함께 생성돼 화학물질을 투입하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수중 플라스마 기술을 실제 수처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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