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 사망' 이스라엘 공습 목표물 '손님' 데이프는 누구?
실제 사살했을지는 의문…성공 시 최대 성과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남부 '인도주의 구역'을 폭격해 100여명이 사망하면서 이번 작전의 표적인 하마스 군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58)의 정체에 관심이 쏠린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피란민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서쪽 해안 알마와시를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92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작전이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사령관 데이프를 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프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한 인물로, 가자지구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와 함께 이스라엘의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꼽힌다.
데이프는 오랜 은둔 생활로 정확한 실체가 밝혀진 바가 없어 '그림자 사령관'이라 불리기도 한다. 현재 알려진 이름인 데이프는 아랍어로 '손님'이라는 뜻으로, 그가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눈을 피해 매일 주거지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붙은 것이다. 본명은 무함마드 알마스리다.
1965년 가자지구 칸유니스에서 태어난 데이프는 1987년 하마스 창설 직후 가입했고, 1989년 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 봉기) 당시 이스라엘에 체포된 후 풀려났다.
이후 그는 1991년 하마스의 군사조직 '이즈 앗딘 알카삼 여단'(알카삼 여단)의 창설에 관여해 2002년 이스라엘에 사살된 전임자를 대신해 알카삼 여단의 수장으로 올랐다.
그는 20년 넘게 이 조직을 이끌며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테러 활동을 주도해 오고 하마스의 악명 높은 수백㎞의 거대한 터널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알카삼 여단 사령관으로 있으면서 하마스를 일개 민병대에서 조직력을 갖춘 전투 부대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직 이스라엘군 정보 장교 마이클 밀슈타인은 WSJ에 "(데이프는 하마스의 두뇌였다"라며 "그는 알카삼 여단을 재래식 군대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한 장본인이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프는 20여년 간 가자지구의 터널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를 여러 차례 피해 왔다. 일부 현지 언론은 그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한 쪽 눈과 다리를 잃고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고 보도했지만, 사실 이는 위장일뿐이며 두 다리로 멀쩡히 걸어 다닌다는 주장도 있다.
2014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아내와 생후 7개월 된 아들을 잃은 데이프는 이후 수년간 대외활동을 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을 공격할 계획을 세워왔다.
그러던 지난해 10월 7일 그는 하마스 대원들에게 "모든 수단을 가지고 공격을 감행하라"며 이스라엘을 겨냥한 대규모 기습 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선언했다.
당시 하마스 대원들은 유대교 안식일을 맞아 방비가 허술해진 틈을 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대거 침투했고 인근 마을 등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약 1200명의 민간인과 군인을 사살했다. 또 약 250명을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에 국제형사재판소(ICC) 카림 칸 검사장은 지난 5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과 함께 데이프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스라엘이 실제로 데이프를 사살했다면 이는 그동안 하마스의 수뇌부를 색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이스라엘의 최대 성과가 된다.
WSJ은 데이프 사살이 성공하면 "이스라엘이 모든 (하마스) 수뇌부를 사살하겠다는 경고를 실행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하마스를 해체하려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승리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다만 실제로 이스라엘이 데이프를 사살하는 데 성공했는지는 미지수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공격 이후 데이프가 여전히 살아있다며 그가 군사작전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또 다른 표적인 칸유니스 여단 사령관인 라파라메를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데이프는 언급하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기자회견에서 데이프가 사망했는지 여부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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