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국제협력, 영양가 따지고 강하게 요구할 줄 알아야"

이병구 기자 2024. 7. 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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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과학기술 분야에서 '영양가 있는' 국제 협력을 해야 합니다. 그냥 덥석 받지 말고 국가 수준에서 이익을 잘 계산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보할 수 없는 선을 확실히 정하고 강하게 요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에 참석한 서은숙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는 '과학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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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숙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
서은숙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가 11일 서울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한국은 지금 과학기술 분야에서 '영양가 있는' 국제 협력을 해야 합니다. 그냥 덥석 받지 말고 국가 수준에서 이익을 잘 계산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보할 수 없는 선을 확실히 정하고 강하게 요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에 참석한 서은숙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는 '과학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연구자들이 과학기술에 전념할 수 있도록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제도와 행정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우리 과학자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문제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데 서툴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교수는 "문제점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할 줄 알아야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며 "혼자 다 결과를 내려다 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남들한테는 인정을 잘 못 받는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우주선(cosmic ray)을 연구하는 천체물리학자다. 고에너지 입자로 이뤄진 우주선의 출처와 전달 과정을 연구하면 우주의 기원이나 진화 과정, 암흑물질 등 물리학에서 아직 찾지 못한 답을 설명할 수 있다.

지상에서는 우주선이 대기와 충돌하면서 쪼개져 기원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서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선을 검출·연구하는 '크림(CREAM)' 프로젝트를 총괄 진행했다. 그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검출기를 올린 ISS-CREAM 연구에서 현재까지 우주에서 측정한 우주선 중 가장 에너지가 높은 우주선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난이도가 높은 우주 임무를 포함한 과학 연구에서 '원 팀(one team)'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매 단계마다 실패가 있다"며 "실패에 대해 그냥 용납하고 넘어가라는 게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 이해하고 그걸 통해 배워서 진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패를 정직하게 파악해서 같이 풀어 나가야지, '이건 네 문제야' 하고 서로 탓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간 과정을 설명해 줘야 사람들이 이해를 하고 토론하면서 협력이 이뤄진다"며 "과학뿐 아니라 차별이나 편견을 포함한 사회, 정치적인 문제 해결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토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다.

서 교수는 한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미국에서 우주에 관심 있는 한인들을 모아 '재미한인 우주항공과학기술협회(KASSTA)'를 만들어 올해 4월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벌써 두 번의 웨비나(Webinar)를 열고 천문학자인 손상모 박사 등 산학연에서 두루 초청했는데 한국계 젊은이들이 활발히 질의응답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이 있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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