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국제협력, 영양가 따지고 강하게 요구할 줄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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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과학기술 분야에서 '영양가 있는' 국제 협력을 해야 합니다. 그냥 덥석 받지 말고 국가 수준에서 이익을 잘 계산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보할 수 없는 선을 확실히 정하고 강하게 요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에 참석한 서은숙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는 '과학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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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과학기술 분야에서 '영양가 있는' 국제 협력을 해야 합니다. 그냥 덥석 받지 말고 국가 수준에서 이익을 잘 계산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보할 수 없는 선을 확실히 정하고 강하게 요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한인 과학기술인 대회'에 참석한 서은숙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부 교수는 '과학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연구자들이 과학기술에 전념할 수 있도록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제도와 행정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우리 과학자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문제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데 서툴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교수는 "문제점에 대해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할 줄 알아야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며 "혼자 다 결과를 내려다 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남들한테는 인정을 잘 못 받는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우주선(cosmic ray)을 연구하는 천체물리학자다. 고에너지 입자로 이뤄진 우주선의 출처와 전달 과정을 연구하면 우주의 기원이나 진화 과정, 암흑물질 등 물리학에서 아직 찾지 못한 답을 설명할 수 있다.
지상에서는 우주선이 대기와 충돌하면서 쪼개져 기원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서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선을 검출·연구하는 '크림(CREAM)' 프로젝트를 총괄 진행했다. 그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검출기를 올린 ISS-CREAM 연구에서 현재까지 우주에서 측정한 우주선 중 가장 에너지가 높은 우주선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난이도가 높은 우주 임무를 포함한 과학 연구에서 '원 팀(one team)'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매 단계마다 실패가 있다"며 "실패에 대해 그냥 용납하고 넘어가라는 게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 이해하고 그걸 통해 배워서 진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패를 정직하게 파악해서 같이 풀어 나가야지, '이건 네 문제야' 하고 서로 탓하는 건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중간 과정을 설명해 줘야 사람들이 이해를 하고 토론하면서 협력이 이뤄진다"며 "과학뿐 아니라 차별이나 편견을 포함한 사회, 정치적인 문제 해결에도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토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다.
서 교수는 한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미국에서 우주에 관심 있는 한인들을 모아 '재미한인 우주항공과학기술협회(KASSTA)'를 만들어 올해 4월 비영리단체로 등록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벌써 두 번의 웨비나(Webinar)를 열고 천문학자인 손상모 박사 등 산학연에서 두루 초청했는데 한국계 젊은이들이 활발히 질의응답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이 있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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