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 용의자, 정치에 관심 없던 외톨이에 컴퓨터광
학교에선 수학·과학·컴퓨터 잘했지만 괴롭힘 받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세를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서 총구를 겨눈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매튜 크룩스에 대한 소식들이 현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으나 가족들과 지인들에 따르면 평범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 시각) AP뉴스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매튜 크룩스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공범 여부와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건 이후 발견한 용의자의 차량과 자택에서는 추가 폭발물이 발견됐으나 정확한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으며 다른 범죄이력이나 군 복무 흔적은 없다고 전했다. 그의 행적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을 찾을 수 없었는데, 부모는 모두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로 알려졌으며 크룩스는 집에서 차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지역 양로원 주방에서 일한 기록이 밝혀졌다.
또한 그는 펜실베이니아 유권자 명부에 공화당원으로 등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런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당일인 2021년 1월 20일 당시 17세였던 용의자는 진보 계열 유권자 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가족 내 정치 성향도 혼재되어 있었는데 그의 부친은 자유주의 성향, 모친은 민주당원이었다. 펜실베이니아 앨러게니 카운티의회의 댄 그르즈벡 의원은 용의자에 대해 “우리 지역에서는 전형적인 모습의 정치 성향이 혼재된 중산층 가정”이라고 설명했다.
수도인 워싱턴DC와 미국의 경제 중심인 뉴욕 사이에 위치한 펜실베이니아는 미국 내에서도 대표적인 경합주로 분리될 만큼 정치 성향이 팽팽하게 맞서는 주다. 특히 미국 내 7개 정도의 경합주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최대 격전지이기도 하다. 지난 2번의 대선에서는 여기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었다.
학창시절 용의자는 굉장히 뛰어난 학생이었다고 한다. 크룩스는 펜실베이니아 베설 파크 고등학교에 다녔다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2022년 졸업장 수여식 영상에서 그는 체구가 작고 안경을 쓴 모습이었다. 지역지 트리뷴리뷰에 따르면 크룩스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수학과 과학 부문에서 여러 상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졸업 당시 비영리 단체인 ‘전국 수학 및 과학 이니셔티브’(National Math and Science Initiative)에서 장학금 500달러를 받기도 했다.
동창들은 그가 정치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수학과 과학 분야 수상이 증명하듯 오히려 그의 관심사는 컴퓨터를 만들고 게임을 하는데 집중돼있었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한 동창생은 “그는 정말 정말 똑똑하고 뛰어나서 사람을 당황시킬 정도였다, 어떤 대화에서도 이상함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CBS 인터뷰에서는 크룩스가 고교 1학년때 학교 사격팀에 들어가려다 실패했고, 이후 졸업할 때까지 다시는 지원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다른 동창생 서머 바클리도 피츠버그 소재 KDKA 방송에서 비록 인기있진 않았지만 크룩스에게는 친구들이 있었고 교사들의 사랑을 받았다면서 ‘위험 징후’(red flag) 같은 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던 제이슨 콜러는 크룩스와 수업을 같이 듣지는 않았으나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고 점심시간에는 늘 혼자 앉아있었다고 묘사했다. 콜러는 “다른 학생들이 사냥복과 같은 그의 옷차림을 비웃었으며 거의 매일 괴롭힘을 당했다”며 “그는 그저 버림받은 사람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어떤지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크룩스가 사용한 대량 살상용 총기 AR-15는 그의 아버지가 구매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부부는 크룩스가 총기 문제를 일으킨 전력이 없었으며 경찰에 신고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서부에는 사냥과 낚시, 야외활동이 풍부한 전통이 있으며 따라서 근방 지역에 총포 상점이 많고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외신들은 그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찾아내기 위해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다른 온라인 플랫폼 계정을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디스코드 계정을 확인했는데, 디스코드 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계정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며 특히 해당 플랫폼이 크룩스의 정치적 견해를 논의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5년 전 알테오젠이 맺은 계약 가치 알아봤다면… 지금 증권가는 바이오 공부 삼매경
- 반도체 업계, 트럼프 재집권에 中 ‘엑소더스’ 가속… 베트남에는 투자 러시
- [단독] 中企 수수료 더 받아 시정명령… 불복한 홈앤쇼핑, 과기부에 행정訴 패소
- 고려아연이 꺼낸 ‘소수주주 과반결의제’, 영풍·MBK 견제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