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두딸 지키려다”…‘트럼프 피격’ 희생자는 前소방관, 애도 물결

2024. 7. 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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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현장 내 유세를 지켜보다 흉탄에 숨진 희생자는 지역 의용소방대에서 긴 시간 헌신한 50대 남성으로 조사됐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장 총격 사건 당시 사망자는 이 지역의 전 의용소방대장이었던 코리 콤퍼라토레(50세)라고 밝혔다.

샤피로 주지사는 코리의 아내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공개해도 된다고 허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가 "영웅으로 죽었다"는 사실을 모두와 공유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건 당시 현장에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있다가 변을 당했다며 "코리는 어젯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날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리는 딸을 둔 아빠였고, 불과 싸우는 사람이었다"며 "코리는 매주 일요일 교회에 다녔다. 지역 사회를 사랑했고, 특히나 가족을 사랑했다"고 했다.

지역 의용소방대장인 랜디 리머는 콤퍼라토레에 대해 "항상 누군가를 도와주려 하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그는 콤퍼라토레가 20년 넘게 의용소방대에서 봉사했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비즈니스 인맥 관리 사이트 링크트인의 프로필을 인용, 콤퍼라토레는 전 의용소방대장이자 엔지니어였다고 보도했다.

콤퍼라토레의 친형 던은 페이스북에 "한 사람에 대한 증오가 우리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그에게는 아직 경험해야 할 인생이 아주 많이 남아있었다"며 "끔찍한 악몽처럼 여겨진다"고 했다.

샤피로 주지사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총격사건으로 유세를 지켜보던 사람 중 한 명이 사망하고 두 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는 57세 남성 데이비드 더치와 74세 남성 제임스 코펜하버였다. 둘 모두 현재는 안정된 상태라고 한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으로 들어가기 위해 14일(현지시간) 언론 등이 보안 체크를 받고 있다. [연합]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른쪽 귀 윗부분에 총알이 관통해 상처를 입었다.

경찰이 밝힌 피해자들과는 별도로 공화당 소속 로니 잭슨 하원의원은 자기 조카가 이 사건 현장에서 총에 맞아 다쳤다며 "다행히 그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전했다.

잭슨 의원은 "내 가족은 (트럼프 전)대통령이 연설하던 곳과 가까운 앞쪽에 앉아 있었다"며 "사람들이 총소리를 들었을 때 내 조카는 그의 목에 무언가 스쳐 다쳤으며, 목에서 피가 나고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과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된 후원 모금 페이지 고펀드미에서는 이날 오후 6시(미 동부시간) 기준 모금액이 280만달러(약 38억6000만원)를 넘었다.

사망자 콤퍼라토레의 유족을 돕기 위한 별도의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에서도 60만달러(약 8억2600만원)가 넘는 금액이 들어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 신원이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던 20대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 콤퍼라토레의 집 맞은편에 사는 이웃 폴 헤이든(62)은 자신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자라고 밝히며 "나는 그(콤퍼라토레)가 트럼프 지지자인 점을 알고 그도 내가 바이든 지지자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결코 그게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 않게 했다"고 WP에 말했다.

또 "그는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며 "이런 사건이 벌어진 건 안타깝다'고 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파이서브 포럼 인근에 설치된 철조망 앞에서 14일(현지시간) 리치 카진스키(72)씨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중 피격이라는 중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미국 공화당은 15일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나흘간 일정으로 전당대회를 진행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11월 대선에 뛸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식 지명하는 동시에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를 공개하고, 주요 공약과 정책 비전도 알리는 행사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참석하에 전대를 예정대로 열 방침이다.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발생한 피격 사건, 피격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먹을 치켜들며 보인 대담한 모습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힘을 싣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생명을 잃을 위기를 극적으로 돌파한 서사까지 더하며 이번 전대가 '트럼프 대관식'을 방불케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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