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억 못 갚고 잠적하자 수소문해 폭행한 채권자들 집유·벌금형

울산지방법원모습. ⓒ News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거액의 돈을 못 갚고 잠적한 채무자를 찾아가 폭행하고 감금한 채권자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벌금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6단독(최희동 판사)은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씨 등 5명에게 각각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B 씨 등 5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 10명은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C 씨에게 총 47억6000만원을 빌려줬다.

C 씨는 지난해 5월쯤부터 약속된 이자를 못 내다가 한 달 뒤 아예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A 씨 등은 수소문 끝에 지난해 6월 말 C 씨가 숨어 있는 부산 기장군의 한 빌라에 찾아가 주차장으로 끌어내 수차례 폭행했다.

이어 돈을 갚도록 요구하며 C 씨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약 5시간 동안 끌고 다니며 감금했다.

재판부는 "다수가 위력을 사용해 채권 추심한 것은 법치국가가 허용하고 있는 민·형사상 적법한 구제 수단이 아닌 이른바 '사력구제'를 시도한 것이어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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