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공도 못 맞혔다"…156㎞ 놀랍지만, 왜 20억 에이스 대체자 다들 감탄했을까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나는 오늘(14일) 공도 못 맞혔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9)의 말이다. 개인 통산 327홈런으로 역대 포수 최다를 자랑하는 강민호는 불혹을 앞둔 지금도 여전히 한 방이 있는 강타자다. 두산은 14일 잠실 삼성전에서 2-2로 맞선 7회 강민호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은 여파로 2-6으로 패했다. 삼성과 이번 주말 3연전에서 강민호는 12일과 14일 경기에서 2차례 결정적 홈런을 날리면서 두산에 루징시리즈를 안겼는데, 그런 강민호조차 건드리지 못하는 공을 던진 투수가 있었다. 두산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이다.
발라조빅은 지난 4일 두산과 총액 25만 달러(약 3억원)에 계약했다. 두산은 기존 에이스였던 라울 알칸타라에게 총액 150만 달러(약 20억원)를 투자했는데도 부상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자 방출을 결정하고 발라조빅을 영입했다. 구단은 시속 156㎞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지는 파워피처인 발라조빅이 알칸타라를 대신해 1선발로 남은 시즌 선발진을 잘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발라조빅은 14일 삼성을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4⅔이닝 93구 1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벤치가 한계 투구 수 80개를 넘겼는데도 5회까지 끌고 가다가 4사구가 4개까지 불어났지만, 70구 이전까지는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다. 직구 구속 최고 156㎞, 평균 151㎞를 찍으면서 알려진대로 강속구를 자랑했다. 직구(41개)에 슬라이더(27개), 커브(14개), 스플리터(11개)를 섞었는데, 변화구 구위도 빼어났다. 스플리터 구속은 140㎞대로 매우 빨라 위력적이었고, 커브도 삼성 타자를 괴롭힌 구종 가운데 하나였다.
발라조빅은 경기 초반에는 직구 위주로 던지면서 마운드 적응을 시작했다. 1회 삼성 김지찬과 이재현은 발라조빅의 직구를 파울로 커트해 내긴 했지만, 힘에 밀려 각각 유격수 뜬공과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2사 후 구자욱은 볼카운트 2-2에서 7구째 각 큰 커브에 헛스윙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발라조빅은 2회부터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직구 비중을 줄이고, 변화구를 더 다양하게 활용했다. 그렇게 삼성 타자들은 4회까지 발라조빅에게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고전했다.
강민호는 "(발라조빅이) 낯설기보다도 구위가 좋더라. 약간 기계공이 날아온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들어서 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늘 공을 맞히지도 못했다. 굉장히 좋은 구위를 갖고 있더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우려대로 발라조빅은 스태미나 문제를 안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주로 선발투수로 경험을 쌓았다고 하지만, 정작 올해는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에서 뛰면서 불펜으로 경기에 나섰다. 두산은 발라조빅의 구위에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는데, 이닝이터 능력은 물음표가 붙어 있었다.
과거 선발진이 탄탄했던 두산이었다면 발라조빅이 한국에서 적응하면서 투구 수도 차츰 끌어올릴 시간을 줄 수 있었겠지만, 올해는 마운드 사정이 그러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이 부상과 부진으로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나마 곽빈이 5이닝 이상 꾸준히 던지며 버티고 있었다. 두산은 불안한 외국인 원투펀치와 4, 5선발 탓에 늘 2~3자리를 대체 선발투수로 돌리면서 불펜 과부하도 이미 걸려 있었다. 특히 후반기는 앞선 4경기에서 김민규(2⅓이닝)-김유성(2이닝)-곽빈(3⅓이닝)-시라카와 케이쇼(3⅔이닝)까지 모두 조기 강판해 쓸 수 있는 불펜이 더 한정적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전에도 발라조빅의 데뷔전 적정 투구 수는 "60~80구"라며 "80구 이상은 못 갈 것 같다"고 했다. 발라조빅은 4회까지 71구를 던졌기에 여기서 끊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여유가 없었고, 데뷔전인 발라조빅의 투지도 상당했을 것이다. 결국 5회 등판을 강행했다.
발라조빅은 5회 선두타자 윤정빈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다음 타자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2루를 훔치던 윤정빈까지 잡으면서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꿨다. 이때 투구 수가 83개였다. 이때라도 바꿔야 했지만, 발라조빅은 5이닝을 채우는 선택을 했고 그 결과 류지혁과 전병우까지 연달아 2명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93구까지 투구 수가 불어난 뒤에야 좌완 이교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교훈이 다음 타자 김헌곤을 유격수 야수 선택으로 내보내 만루가 됐고, 이재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면서 발라조빅은 1실점을 기록했다.
강민호는 "아무래도 첫 등판이었고, 오늘 전력 분석할 때 70~80개 정도 던질 것이라고 들었다. 그래도 그 친구가 조금 일찍 내려간 바람에 우리 팀이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던 것 같다"며 발라조빅이 이닝 소화력까지 갖추면 더 위협적일 것으로 바라봤다.
두산 내부적으로는 데뷔전을 치른 발라조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직구가 일단 제일 장점인 것 같다. 직구가 좋으니 다른 변화구들도 효과를 보는 느낌이다. 스플리터도 구속이 빨라 타자들이 대처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고, 커브도 좋더라. 구위는 좋다"라고 호평했다.
앞으로는 좋은 구위로 5이닝 이상 버티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발라조빅이 2~3경기 정도 더 등판하면서 선발 루틴에 적응하면, 그때부터는 스태미나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바라봤다. 발라조빅이 데뷔전에서 3회까지 보여준 구위를 6이닝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스태미나를 갖추고, 이미 검증된 건강한 브랜든이 6주 재활을 마치고 8월 8일 이후 합류하면 두산 마운드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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