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와 활짝’ 기쿠치, AZ전 5회 통한의 눈물···7-0 앞서다 7실점 승리 날려
지난 12일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만나 류현진(한화) 얘기로 웃음꽃을 피웠던 토론토 좌완 기쿠치 유세이(33)가 한 순간에 무너지며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기쿠치는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 5회에만 7실점했다. 팀 타선이 먼저 내준 7-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⅔이닝 6피안타(1홈런) 4사사구, 7실점한 기쿠치는 시즌 5승째(8패) 기회를 날렸다.
기쿠치는 앞선 10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7⅓이닝 동안 개인 최다인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한 달째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기쿠치는 이번에는 스스로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한순간에 무너지며 시즌 4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애리조나는 기쿠치를 겨냥해 오른손 타자 8명을 기용해 맞섰다. 초반은 기쿠치의 흐름이었다. 1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이후 가브리엘 모레노와 구리엘 주니어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돌렸다. 2회에도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슬라이더가 날카롭게 제구되면서 애리조나 타선을 잘 요리했다.
팀 타선도 4회초에 케빈 키어마이어의 만루포 등이 터지며 무려 7점을 뽑아내 시즌 5승은 떼논 당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기쿠치는 5회초에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내야안타와 볼넷 2개를 내줘 허용한 1사 만루에서 1번 타자 케텔 마르테에게 만루홈런을 맞았다. 이후에도 볼넷과 안타를 허용한 뒤 크리스찬 워커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2사를 만들었으나 랜달 그리칙에게 적시타를 맞고 이어 제이크 맥카시에게 몸에맞는 볼까지 내주자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후속 투수 제네시스 카브레라가 에우제니오 수아레스에게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맞으며 기쿠치의 자책점은 7점으로 늘었다. 7-7 동점이 되면서 기쿠치의 승리는 날아가버렸다.
토론토는 7회초 3번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중월 솔로 홈런이 터져 충격의 역전패 위기를 벗어나 8-7로 승리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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