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9억원 초과가 절반 넘어…서초·용산·강남 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9억원 초과 거래 비중 53.1%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 높아질 것"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절반 이상은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와 용산구, 강남구, 성동구 송파구 등은 거래된 아파트 대부분이 9억원을 넘었다.

15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는 총 2만3328건 거래된 가운데 53.1%인 1만2396건은 9억원 초과 거래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저리 대출상품 출시와 금리인하 기대심리가 확산하며 3월부터 많이 늘어났다. 이후 거래량이 계속 증가하며 9억원 초과 거래는 6월 한 달에만 2976건으로 전체 거래의 58.4%를 차지했다. 새 아파트 선호와 고급 주거지 공급 희소성이 부각되며 선호도가 높은 지역과 단지에 쏠림 현상이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024년 상반기 서울 9억원 초과 거래 건수는 1만2396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7964건 대비 55.7% 증가했다.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는 37%,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는 21.2% 증가했다. 반면 3억 원 이하의 거래 비중은 15.3% 감소했다. 거래량이 늘며 가격이 올랐고, 서울 아파트의 절대적인 가격수준이 높은 탓에 저가 거래가 줄어든 결과다.

사진=직방

자치구별 9억원 초과 비중은 서초구 94.6%, 용산구 94.4%, 강남구 92.9%, 성동구 89.7%, 송파구 87.8% 순으로 해당 지역 내 아파트 거래 대부분이 9억원을 넘었다. 이 중 15억원 초과 비중이 높은 자치구는 서초구 79.6%, 강남구 73.7%, 용산구 67.5%, 송파구 51.5%였다.

15억원 초과 거래가 많았던 단지로는 서초구의 '반포자이' 59건, '래미안퍼스티지' 46건, '아크로리버파크' 43건, '래미안리더스원' 37건, '반포리체' 33건이 있다. 모두 역세권에 대단지, 우수한 학군을 갖춘 지역 내 대표적인 랜드마크 단지다. 강남구는 '도곡렉슬' 53건, '래미안블레스티지' 44건, '개포래미안포레스트' 38건 등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한편 용산은 '한가람' 44건, '강촌' 17건 등 이촌동 내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단지 위주로 거래가 많았다. 뛰어난 한강 접근성과 이촌동이라는 입지적 장점이 거래가격을 높였다는 것이 직방의 평가다.

직방 관계자는 "서울 거래량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다"며 "최근 DSR 스트레스 2단계 정책 시행이 9월로 연기되는 등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갈아타기 수요가 증가했고, 고가주택 프리미엄이 부각되며 15억원 초과 주택 거래 비중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입지적 여건이 우수한 강남권역 또는 마포, 용산, 성동 등 선호 지역 및 단지 위주로 당분간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최근 매매수요 증가로 인한 호가 상승으로 매도자-매수자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에 7월 거래량이 6월을 넘어설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