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것이 반드시 비지떡은 아니다(일상이 뉴스다!)

홍우표 2024. 7. 15. 08: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래전 중국 베이징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 일행과 다른 일행이 섞여 있는 패키지 여행상품이었는데 워낙 저렴하다 보니 관광지 한 곳을 들르면 꼭 쇼핑코스가 끼어 있었습니다.

중국술이라든가 라텍스 등 뻔한 상품들을 파는 그런 곳들입니다.

마침, 우리 일행 가운데 한 분의 아들이 베이징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상이 뉴스다!>

오래전 중국 베이징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 일행과 다른 일행이 섞여 있는 패키지 여행상품이었는데 워낙 저렴하다 보니 관광지 한 곳을 들르면 꼭 쇼핑코스가 끼어 있었습니다.

중국술이라든가 라텍스 등 뻔한 상품들을 파는 그런 곳들입니다.

마침, 우리 일행 가운데 한 분의 아들이 베이징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분 말씀은 이랬습니다.

“술은 사지 마, 아들한테 사 오라고 할 테니 그거 한국에 갖고 들어가서 선물해.”

그날 저녁 무렵 그분 아들이 제법 그럴싸한 붉은 박스에 들어 있는 고량주를 한가득 갖고 나타났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한 병에 우리나라 돈으로 2천 원 정도였습니다.

‘화학주도 아니고 고량주가 이 가격! 이거 실화야?’

이어진 설명은 이랬습니다.

‘중국에는 워낙 고가의 술도 많고 그 가운데 가짜도 많다. 속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사 온 이 술은 우리나라로 치면 소주같이 중국 서민들이 즐겨 먹는 술인데 이걸로는 장난을 칠 이유가 없다. 워낙 싸서 가짜 술을 만들어 봤자 남는 것도 없고 그러니까 믿고 마실 수 있는 술이다.’

차(茶)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차도 좋고 우롱차도 좋지만, 특히 ‘보이차’는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의 맛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품질입니다.

워낙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이차를 많이 찾다 보니 장난이 들어간 경우가 생겼습니다.

발효가 아닌 부패를 시키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보이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진짜’라며 한 덩어리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등을 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도 돈이지만 못믿어서 한동안 보이차를 멀리했습니다.

20여 년 전 우연히 얻어먹은 보이차의 맛은 저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최근에 커피를 멀리하고 이런저런 차를 다시 마시면서 보이차 맛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보이차를 선택해야 할까?

이 때 떠오른 기억이 바로 중국술 구매 경험이었습니다.

‘저렴하지만 나름 품질을 지키는 중국술처럼 굳이 속여 팔 필요가 없는 보이차도 있을 거라는....’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고 선택의 범위를 좁혀가다 보니 마실만한 보이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구매 후기도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

보이차 특유의 색깔

이렇게 지금 마시는 보이차는 한 덩어리에 5만 원을 넘지 않지만 찻잎의 형태나 우려낸 차색이 깨끗한 편입니다. (과거 머리카락, 지푸라기, 낙엽 등이 섞여 있는 보이차도 있었습니다.)

보이차 특유의 심심한 맛도 괜찮고요.

뭐든 비싸다고 믿을 수 있고 좋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주머니 사정도 항상 걸리고 가심비와 가성비 사이에 차선의 선택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선택의 순간에 종종 ‘중국술과 보이차’의 경우를 떠올리곤 합니다.

Copyright © CJB청주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