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것이 반드시 비지떡은 아니다(일상이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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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중국 베이징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 일행과 다른 일행이 섞여 있는 패키지 여행상품이었는데 워낙 저렴하다 보니 관광지 한 곳을 들르면 꼭 쇼핑코스가 끼어 있었습니다.
중국술이라든가 라텍스 등 뻔한 상품들을 파는 그런 곳들입니다.
마침, 우리 일행 가운데 한 분의 아들이 베이징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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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뉴스다!>
오래전 중국 베이징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 일행과 다른 일행이 섞여 있는 패키지 여행상품이었는데 워낙 저렴하다 보니 관광지 한 곳을 들르면 꼭 쇼핑코스가 끼어 있었습니다.
중국술이라든가 라텍스 등 뻔한 상품들을 파는 그런 곳들입니다.
마침, 우리 일행 가운데 한 분의 아들이 베이징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분 말씀은 이랬습니다.
“술은 사지 마, 아들한테 사 오라고 할 테니 그거 한국에 갖고 들어가서 선물해.”
그날 저녁 무렵 그분 아들이 제법 그럴싸한 붉은 박스에 들어 있는 고량주를 한가득 갖고 나타났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한 병에 우리나라 돈으로 2천 원 정도였습니다.
‘화학주도 아니고 고량주가 이 가격! 이거 실화야?’
이어진 설명은 이랬습니다.
‘중국에는 워낙 고가의 술도 많고 그 가운데 가짜도 많다. 속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사 온 이 술은 우리나라로 치면 소주같이 중국 서민들이 즐겨 먹는 술인데 이걸로는 장난을 칠 이유가 없다. 워낙 싸서 가짜 술을 만들어 봤자 남는 것도 없고 그러니까 믿고 마실 수 있는 술이다.’
차(茶)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차도 좋고 우롱차도 좋지만, 특히 ‘보이차’는 형언할 수 없는 매력의 맛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품질입니다.
워낙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이차를 많이 찾다 보니 장난이 들어간 경우가 생겼습니다.
발효가 아닌 부패를 시키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보이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진짜’라며 한 덩어리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등을 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도 돈이지만 못믿어서 한동안 보이차를 멀리했습니다.
20여 년 전 우연히 얻어먹은 보이차의 맛은 저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었습니다.
최근에 커피를 멀리하고 이런저런 차를 다시 마시면서 보이차 맛이 궁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보이차를 선택해야 할까?
이 때 떠오른 기억이 바로 중국술 구매 경험이었습니다.
‘저렴하지만 나름 품질을 지키는 중국술처럼 굳이 속여 팔 필요가 없는 보이차도 있을 거라는....’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고 선택의 범위를 좁혀가다 보니 마실만한 보이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구매 후기도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
이렇게 지금 마시는 보이차는 한 덩어리에 5만 원을 넘지 않지만 찻잎의 형태나 우려낸 차색이 깨끗한 편입니다. (과거 머리카락, 지푸라기, 낙엽 등이 섞여 있는 보이차도 있었습니다.)
보이차 특유의 심심한 맛도 괜찮고요.
뭐든 비싸다고 믿을 수 있고 좋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주머니 사정도 항상 걸리고 가심비와 가성비 사이에 차선의 선택을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선택의 순간에 종종 ‘중국술과 보이차’의 경우를 떠올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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