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센드버드, 고객 니즈로 35조 시장 발견... 엔젤투자자 김동신의 투자원칙 2PM

임경업 기자 2024. 7.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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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드버드는 챗(chat),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에 미션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데이팅 앱에서 두 사람이 대화를 하거나, 음식 배달원과 고객이 대화하는 등 개인 간 소통에 초점이 맞춰서 만들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사 중에 저희 솔루션을 비즈니스와 고객을 연결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점점 메시지 볼륨이 ‘사용자-사용자’ 소통이 아니라, ‘기업-고객’ 소통과 메시지 전송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거죠.

2018-19년쯤 고객이 된 인도 최대 핀테크 기업 중 하나 Paytm 사례를 보면요. 처음에는 개인 간 메시지 볼륨이 크게 늘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고객사가 비즈니스 유스(use) 케이스를 더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이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것입니다.

센드버드 시스템은 원래 이런 용도로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스템이 다운되는 문제가 발생했죠. Paytm의 고객사의 월 사용자가 1억 명이 넘다 보니 규모가 엄청났거든요. 처음에는 ‘이렇게 쓰시면 안 된다, 우리 제품은 그런 용도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저를 설득해서 비즈니스 메시지용 API를 만들게 됐죠. ‘어나운스먼트’라고 해서 공지사항 발송용 API를 간단하게 만들었어요. 대량 발송할 때 이걸 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센드버드의 비즈니스 시장 진출의 시작입니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 /센드버드 제공

직전 김동신 대표를 만난 것은 2022년 말이었습니다. 2023년 신년 인터뷰로 만났을 때, 그는 2호에게 “시장에서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했습니다. 센드버드는 분명 사용자와 사용자 챗을 위해 만든 소프트웨어인데, 기업들이 이걸 마케팅이나 고객 관리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었다고요. “고객의 니즈를 발견했는데, 보통 공사가 아니라 망설였지만 도전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세일즈포스와 같은 미국의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잡고 있는 시장에 메시지 기능 하나로 뚫어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랬던 제품이 작년 4월 나왔고,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고객의 니즈에서 발견한 센드버드 2.0인 셈이죠.

이번 인터뷰에선 김동신 대표가 생각하는 AI 시대 센드버드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엔젤투자자 김동신이 생각하는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의 기준’도 밝힙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비롯해 100개 넘는 여러 국가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앞으로도 1000개 넘는 창업팀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하는 투자자이기도 합니다. 좋은 스타트업을 구별하는 ‘2PM’ 디멘션, 앞으로 유망한 섹터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1. 인도·필리핀·브라질 최고 핀테크 기업, 센드버드를 비즈니스 메시징 용도로 사용

-인도 핀테크 회사에서 고객 관리용으로 수억 메시지를 보낼 정도라면, 회사 메시지의 비중의 대부분을 비즈니스 메시징 용도로 사용해야 할 겁니다.

“Paytm의 처음에는 제품의 작은 부분으로 시작했던 비즈니스 메시지 기능이 이제는 사용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최근 7개월간 이 고객사의 사용 데이터를 로그 스케일로 그려보면 그 변화가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원래의 채팅 기능은 전체 사용량의 0.6~0.7%에 불과해요. 반면에 송금 완료, 결제 확인, 영수증 발송 같은 메시지가 40~50%를 차지하고 있고, 마케팅 메시지가 40~50% 정도를 차지합니다. 고객사의 메시지 중 99%가 비즈니스 메시지로 전환된 셈이죠.”

-인도 고객사만의 니즈나 사용법이 아니라, 다른 해외 고객사에서도 비슷하게 센드버드를 비즈니스 메시징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요.

“라틴 아메리카 1위 핀테크 회사인 PicPay 입니다. 브라질에서 1등이고 우리나라의 토스보다 더 큰 규모의 회사예요.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인데,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어요. 최근에는 필리핀의 2위 핀테크 기업인 Maya의 사례도 있습니다. 2등이라고 해도 규모가 상당히 크죠. Maya는 센드버드 제품의 여러 기능을 다 사용하고 있어요. 챗봇도 쓰고, 채팅도 쓰고, 커스텀 서포트와 CS에도 활용하고 있죠. 그리고 중요한 비즈니스 메시지 용도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센드버드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거의 다 활용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Maya의 사례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비즈니스 메시징 부분이에요. 처음에는 SMS와 다른 채널들로 비즈니스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필리핀의 규제나 통신사 정책 때문에 최근 문자 비용이 많이 올랐죠. 센드버드 비즈니스 메시지 제품을 소개했더니 마야에서 한번 써보겠다고 했어요. 효과가 있는지 테스트해보겠다는 거였죠. 그런데 도입하자마자 성과가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원래는 SMS와 병행해서 사용하려고 했는데, 센드버드 비즈니스 메시지의 성과가 압도적으로 좋다 보니 SMS를 아예 안 쓰기로 하고 모든 트래픽을 센드버드로 넘겼습니다.”

-기업들은 문자, 카카오톡 등 어떤 방식이라도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미 대부분 메시지 전달 솔루션을 사용하고요. 기존의 제품과 센드버드의 제품의 차이라면요?

”모바일 앱이 있으면, 사용자들은 보통 푸시 알림을 받죠. 앱 내에는 메시지 센터 또는 알림 센터가 있고요. 만약 사용자가 메시지를 못 받았다면, 여러 대체 방법이 있어요. 예를 들어 SMS로 재전송하거나, 5-10분 동안 읽지 않으면 문자를 보낼 수도 있고, 이메일을 보낼 수도 있죠. 한국의 경우엔 카카오톡도 활용할 수 있고요. 이건 설정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기존 방식의 문제점은 푸시, 이메일, 문자를 동시에 보내는 거였어요. ‘하나라도 전달되길’ 바라면서요. 하지만 고객 입장에선 모든 채널로 같은 내용을 받으니 짜증 나서 알림을 꺼버리고, 이메일 구독을 해제하고, 문자를 차단해버리죠. 결국 기업들은 고객에게 점점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더 많이 보내려고 하지만, 비용만 증가하고 도달률과 오픈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이건 모바일 업계 전반의 큰 문제였습니다.

센드버드가 제시한 해결책은 이렇습니다.. 먼저 고객 입장에선 모바일 앱 안에서 푸시를 받는 게 가장 좋아요. 다른 곳에 있으면 알림이 안 오니까요. 앱에 들어와서 메시지를 다 읽으면, 그건 안전하고 보안성이 있는 환경이죠. 앱 안에서 계속 매출이 발생하고, 문맥상 자연스러우니 스팸처럼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중요한 건, 사용자가 확인한 메시지는 더 이상 보내지 않는다는 거예요. 앱에 들어와서 다 확인했는데, 다시 이메일로 “마케팅 확인하세요”라고 오면 짜증 나잖아요. 시스템은 확인 여부와 전환율에 따라, 고객사의 비즈니스 목표가 달성되면 추가 메시지를 보내지 않아요. 이렇게 하면 좋은 점이 뭐냐면, 고객들의 관심이 한 곳으로 집중되니까 오픈율과 전환율이 굉장히 좋아져요. 그리고 고객사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메시지를 안 보내니까 비용이 크게 줄어듭니다.”

센드버드의 비즈니스 메시징 솔루션. /센드버드 제공

2. “1명이 하루 평균 26개의 푸시를 받는다”... 기업들의 푸시와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 이유

-고객사가 센드버드를 쓰는 이유, 단순 편하다고 해서 사용비용이 더 비싸면 사용하지 않았을텐데요. 확실한 마케팅과 CS 비용 감축 효과가 있나보군요.

“필리핀 마야가 센드버드 비즈니스 메시징으로 1년에 약 15억 건의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어요. 작년 9월에 센드버드 기반 메시징을 런칭했는데, 초기에는 월 7,500만 건을 보내다가 현재는 한 달에 약 7억 건을 보내고 있어요. 원래 1년에 15억 건을 예상했는데, 반년 좀 넘는 기간 동안 이미 35억 건을 보냈죠.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거예요. 내부에서도 각 부서마다 “우리 부서도 쓸게”라며 사용을 요청하고 있대요. 비즈니스 메시지가 하나의 부서에서만 쓰는 게 아니라 여러 사업부에서 다 활용하고 있는 거죠. 더 놀라운 건 이렇게 메시지 발송량이 폭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SMS를 쓸 때보다 94%의 비용 절감 효과를 봤다는 거예요. 원래 들어가던 비용의 6%만으로 훨씬 더 많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옴니채널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센드버드를 통해 기존의 여러 메시징 채널을 관리하거나 통합할 수 있다고요.

“센드버드 비느지스 메시징 솔루션의 또 다른 강점은 사용자가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을 때 대응하는 방식이에요. 확인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그들이 선호하는 채널로 스마트하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모든 상호작용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이에요. 이것을 ‘유저 인사이트’라고 부르는데, 기존 옴니채널 솔루션들과는 차별화된 점이 있어요.

기존 솔루션들은 보통 채널별로 트래킹을 해요. 예를 들어 “지난달에 SMS 몇 개를 보냈고, 그 중 몇 개가 오픈됐다”는 식으로 채널별로만 데이터를 제공하죠. 하지만 캠페인 레벨에서 모든 메시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어디서 고객과 상호작용이 일어났는지 보여주는 솔루션은 거의 없었어요. 저도 왜 이런 종합적인 분석 툴이 없었는지 의아해요. 하지만 센드버드는 이 점에 주목했고, 이를 데이터 시각화 관점에서 접근했습니다.”

-유저가 기업의 메시지를 읽고 받아들이는 경로나 행동 패턴을 예측한다?

“사용자가 어떤 캠페인을 받았고, 어떤 채널을 통해 언제 메시지를 열었는지 등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이 데이터가 쌓이면 AI가 개인화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특정 사용자에게는 앱 내 메시지만 보내고, 다른 채널은 무시하거나, 오전에만 메시지를 보내는 등 최적화된 전략을 세울 수 있죠.”

-어떤 커머스 스타트업으로부터는 문자로도, 이메일로도, 카카오톡으로도 할인 행사나 쿠폰 발송 여부를 받습니다. 결국 지쳐서 몇 개는 수신차단 했는데요. 기업들이 고객 소통에 지나치게 중복적으로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런 행동 패턴만 없애도 될텐데요.

“기업 내 각 부서들이 자신들의 메시지 발송을 줄일 인센티브가 없기 때문이에요. 모든 부서가 자신들의 메시지가 꼭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죠. 옆 부서가 이메일 마케팅 레터를 보낸다면? 우리 부서도 보내야 합니다. 옆부서가 푸시를 하면 우리도 푸시를 해야해요. 하지만 이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메시지 과잉으로 이어져 오히려 효과를 떨어뜨리고 비용을 증가시킵니다.

요즘 사용자들은 하루에 평균 40-60개의 푸시 알림을 받고, 자주 사용하는 앱에서는 하루 평균 26개의 알림을 받는다고 합니다. 얼마나 짜증나겠어요? 그래서 스마트하고 개인화된 메시지 전송이 중요해지고 있고, 이를 회사 차원에서 통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메시지를 너무 많이 보냈으니 잠시 중단하고 고객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이런 인사이트를 센드버드가 제공하는 것이죠.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기존에는 고객이 “그런 알림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면, 관련 부서에 문의하고 답변을 기다려야 했어요. 하지만 센드버드 솔루션을 사용하면 고객 서비스 담당자가 바로 사용자의 메시지 수신 기록을 확인할 수 있죠. “고객님, 몇 월 며칠에 이런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확인해 주시겠어요?”라고 즉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능들이 ‘메시지 거버넌스’와 ‘유저 인사이트’입니다.”

-’개인 대 개인’의 직접 소통 솔루션을 운영했던 노하우가 비즈니스 메시징에도 적용됐다고요.

“센드버드의 최대 강점은 양방향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앱에서 푸시로 ‘고객님의 계좌에서 얼마가 이체됐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고객은 ‘내가 보낸 적 없다’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바로 챗봇으로 전환되고, 피싱을 막기 위한 고객 상담 절차로 전환됩니다. 고객에게 전달에 초점을 맞춘 다른 솔루션에는 이런 기능이 없거나 부실합니다. 센드버드가 채팅에서 시작했기에 가능한 기능들이죠. 일반적인 비즈니스 마케팅과 메시징은 고객에게 전달에 초점을 맞춥니다. 하지만 센드버드는 처음부터 개인과 개인의 챗에 초점을 맞췄기에,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양방향 챗 전환이 강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사용자 앱의 메시지 센터에서 바로 챗봇으로 연결될 수 있고, 푸시 알림을 받고 바로 채팅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3. 너무 많은 커뮤니케이션은 오히려 노이즈

-세일즈포스, 브레이즈 같은 고객 관리와 마케팅 솔루션들이 있습니다. 이런 솔루션에도 기본적인 고객 관리와 메시징 기능들이 있는데요. 기업들이 큰 돈들여 구축한 이런 솔루션을 포기하고 센드버드로 갈아탈만한 니즈가 있을까요.

“Braze나 Iterable 같은 고객 참여 플랫폼(CEP), Salesforce나 Zendesk 같은 고객 지원 솔루션 등이 있죠. 센드버드는 이 모든 솔루션들과의 통합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접근 방식은 이렇습니다. 고객사가 이미 사용 중인 솔루션을 계속 쓰도록 해요. 새로운 도구를 도입하는 건 직원들이 꺼리는 일이니까요. 대신 센드버드는 고객과 메시지를 주고 받는 커뮤니케이션에 한해선 모든 채널을 통합해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푸시 알림이나 다른 메시지들이 직접 발송되는 대신 센드버드 시스템을 거쳐 가요. 이렇게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모아서 ‘유저 인사이트’ 페이지에 보여주는 거죠. 메시징의 교통정리를 센드버드가 담당하는 겁니다. 이런 접근 방식 덕분에 일부 고객사들은 센드버 솔루션으로 완전히 전환하기 시작했어요. ‘Braze의 기능 중 20%만 쓰고 있는데, 센드버드로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기존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하는 거죠.”

-큰 회사의 경우, 각 부서마다 쓰는 솔루션이 다르고,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이 부서가 ‘센드버드를 쓰고 싶다’고 해서, 다른 부서도 센드버드를 것에 반대할 수도 있죠.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부서별로 각자의 툴을 선택하고 사용하죠. 하지만 이를 통합해주는 솔루션을 만들 인센티브가 없어요. 예를 들어, CS팀에게 이런 통합 솔루션을 만들라고 하면 쉽지 않겠죠. PM이나 엔지니어링 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그들은 마케팅 툴이나 CS 툴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아요. “필요하면 연동해드릴게요”라고 하지만, 실제로 통합된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줄 의지는 별로 없습니다. 그들에겐 음식 배달 최적화 알고리즘 같은 다른 우선순위가 있으니까요.회사의 인센티브 구조와 조직도 때문에 발생해요. 애플 같은 회사가 대단한 이유는, 그들의 제품을 보면 마치 한 사람이 만든 것 같은 일관성이 있죠. 반면 대부분의 대기업 제품은 메뉴 구성만 봐도 부서 조직도가 보일 정도예요. 조직이 서로 다른 니즈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죠.”

“처음에 간과했던 점은 기업들이 기존 채널들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는 거였어요. 특히 SMS나 SNS 같은 채널은 각 부서에서 강하게 고수하려고 했죠. “이 채널을 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컸던 거예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습니다. ‘기존 채널을 버리지 말고 유지하세요. 대신 센드버드와 비교해보세요’ 라고 제안했죠. 센드버드로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효과를 비교해보라고 했어요. 그리고 중요한 건, 메시지 확인 여부에 따라 다음 액션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센드버드로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면 다른 채널로는 보내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죠. 이렇게 하면 전달률은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불필요한 중복 메시지는 줄일 수 있어요. 옴니채널 접근법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자, 담당자들이 ‘왜 SMS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 있지?’라는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이죠.”

-센드버드가 부서별 칸막이를 완전히 제거했다는 성공적인 사례가 납득이 가야 고객들이 설득될 것입니다.

“최근에 작업한 사례 중 하나가 Ship(쉽트)라는 회사예요. Shipt는 미국 타깃(Target)의 자회사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요. 음식이 아닌 다양한 물품들, 예를 들어 Target, Home Depot, CVS 같은 곳의 상품들을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죠. (쫌아는기자들 : 고객 입장에선 한국 배민 B마트와 서비스적으로 유사하다고 보면 됩니다.)

Shipt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렇습니다: 고객이 앱에서 주문을 하면, 쇼퍼(shopper)라고 불리는 직원들이 매장을 돌며 물건을 담고, 포장해서 배달합니다. 우버의 운전사와 비슷한 역할이에요. 이 쇼퍼들이 Shipt 비즈니스의 핵심이죠.

문제는 Shipt가 이 쇼퍼들과 소통해야 할 내용이 너무 많다는 거였어요. Shipt가 매트릭스를 보내줬는데, 부서별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이메일, 문자, 전화, 페이스북 그룹, 뉴스레터 등 13개나 되는 채널이 있었죠. 이런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구조 때문에 쇼퍼들은 모든 채널을 계속 확인해야만 했어요. 예를 들어, ‘48시간 동안 주문을 받으면 보너스를 100% 더 준다’는 중요한 정보를 3일 뒤에야 보는 경우도 있었죠. 이는 쇼퍼들이 효율적으로 일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었어요.

-너무 많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사용하다 보니 실제로 중요한 정보들이 제때 전달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앱 업데이트 공지를 못 봐서 문제가 생기고, 그로 인해 고객 상담이 증가하고, 중요한 프로모션을 놓치는 일들이 빈번했어요. 이런 문제들이 Shipt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었죠. Shipt에 센드버드 메시징 솔루션을 제안했지만, Shipt는 채널들을 한 번에 다 없애는 게 부담스러워서, 센드버드 솔루션과 기존 방식을 병행해 비교해보기로 했죠.

기존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여겼던 이메일의 오픈율이 10%였는데, 센드버드 솔루션을 도입하자마자 59%의 오픈율을 기록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69%까지 올라갔죠. 쇼퍼들 입장에서 센드버드가 편한 이유는 간단해요. 그들은 어차피 배달을 위해 앱을 써야 해요. 그런데 기존에는 앱 외에도 이메일, SMS 등 여러 채널을 계속 확인해야 했죠. 이건 불필요한 시간 낭비였으니까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의 주차 시스템 사례를 들어볼게요. 미국도 요즘은 주차장에서 QR 코드를 스캔하거나 NFC를 태그해서 모바일 앱으로 결제할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주차를 하면 이메일, 문자, 푸시 알림 등 여러 채널로 동시에 알림이 옵니다. 주차 시간이 10분 남았다고 해도 또다시 여러 채널로 알림이 오죠. 고작 주차 하나로 스마트폰 알람을 꺼버리고 싶을 정도로 귀찮고 짜증이 납니다.”

-결국 센드버드로 소용없는 채널들을 대폭 줄이면, 비용 대비 효과도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군요.

“최소 20%에서 최대 94%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고객사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는 40-60% 정도의 비용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봐요. 기업 입장에서 단순 비용 절감만이 아니라 고객 경험도 크게 개선된다는 것이 효용입니다. 센드버드 솔루션을 쓰는 기업이 늘어나면 고객의 이런 알람 지옥 경험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윈-윈이죠.”

센드버드 챗API. /센드버드 제공

4. “API 이코노미, AI 이코노미로 전환될 것”

- ‘API이코노미에서 AI이코노미’로의 전환을 이야기합니다.

“현재 매출 구조를 보면, 기존 코어 비즈니스가 약 95%, 새로운 비즈니스 메시징과 AI 부문이 5% 정도예요. 하지만 이 비율이 빠르게 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올해 말까지 신규 매출의 3분의 1 정도가 기업 타깃으로 한 비즈니스 제품에서 나올 것 같고, 내년 중순쯤에는 절반 이상이 여기서 나올 겁니다. 지금은 센드버드 비즈니스 메시징과 AI가 독립적인 제품처럼 보이지만, 센드버드의 목표는 이 둘을 통합하는 거예요. 이를 내부적으로 ‘AI-powered Business Messaging’이라고 부르죠.”

-AI가 현재의 솔루션에 접목이 된다면?

“현재는 템플릿 생성이나 발송 채널 선택 등을 사람이 하고 있고, 생각보다 사용성이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마케팅 캠페인은 한 명의 마케터가 5개~10개 혹은 많으면 100개 정도의 템플릿을 갖고 1000만 명에게 보냅니다. 나와 같은 메시지를 받는 사람이 무수히 많을 것이고, 그 메시지가 완전한 개인화이지도 않죠.

그런데 AI가 도입되면 핀테크 앱에서 단순히 ‘지난달 카드 사용량은 49만원입니다’라고 하는 대신, ‘지난 한 달 동안 외식 지출이 35% 증가했네요. 연말 금융 목표 달성을 위해 이를 조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와 같은 맞춤형 조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결제 확인 메시지에 대해 사용자가 “이 결제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하면, 바로 챗봇으로 연결해 AI가 상담을 해주는 것입니다. 필요한 경우 배송지 주소 변경 같은 실제 액션까지 AI가 수행할 수도 있죠. 현재는 센드버드의 챗 기술이 고객사의 완전한 액션까지 이어지기 위해선 별도의 개발 작업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AI를 활용해 고객과의 챗이 완전한 워크플로우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AI 챗봇와 나의 니즈를 파악한 AI 챗봇이 알아서 대화를 나누는 시대까지도 올 것 같은데요.

“이미 증권 거래 90% 이상을 AI가 하고 있다는 조사까지 나왔으니까요. AI와 AI의 대화가 급증할 겁니다. 구글에서 프로토타입으로 있는 기능인데, 식당 예약할 때 평소 식당에 전화를 겁니다. 구글맵에서 예약버튼을 누르면, 바로 이 식당에서 예약 인원, 시간, 메뉴 등이 뜹니다. 그리고 AI가 식당에 전화를 걸고, 식당 주인이 받습니다. 물론 미국에선 이 기능을 지원하지만 성공률이 낮죠. 식당 주인이 전화를 안 받으면 예약 실패니까요. 그런데 이 전화를 받는 AI도 곧 나올거라 봅니다. 그러면 AI와 AI가 대화를 하겠죠. B2C 시장을 이렇게 풀릴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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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2B SaaS 시장 포화라지만... AI는 30%가 아닌 300% 개선도 가능케 할 것”

-B2B 시장은 여전히 API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AI가 고객 사이드가 아닌, 기업간 소통과 협업에까지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인데요.

-아마 이달 중 업데이트가 될텐데, 챗GPT의 음성 비서가 나옵니다. 타이핑 하는 텍스트 중심의 챗이 음성으로 바뀌면 센드버드의 제품과 비즈니스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된다고 보십니까. AWS 만한 시장이라고요?

-B2B SaaS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고, 사실상 혁신적인 제품이 거의다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제 차별화하기 정말 어렵고,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도 어려운데요. 얼마전 세일즈포스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고요.

6. “B2B SaaS 시장 분위기 안 좋다지만, AI 접목에 부담 없어... 여전히 가능성은 있다”

-AI를 SaaS에 접목해 탁월한 효과를 본 기업이나 비즈니스가 있다면요.

-스타트업에겐 가능한 일이지만, 이미 상장한, 덩치가 아주 큰 SaaS 회사들을 제품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요.

-B2C는 제품에 AI를 붙이는 것이 겁이 나겠지만, B2B는 아니다? 재밌네요. 센드버드의 1분기 실적은 좋았습니다.

-실리콘밸리 B2B SaaS 기업 대부분이 악전고투면, 관련 스타트업 투자 열기도 식었겠습니다.

-AI 시장에 버블이 잔뜩 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만.

김동신 대표가 사례로 언급한 룸의 AI. /룸 제공

7. 100곳 넘게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엔젤투자자 김동신, 그가 밝히는 투자의 ‘2PM 원칙’과 1000명 창업자 투자론

-100곳이 넘는 스타트업에 엔젤투자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 뿐 아니라 해외 스타트업에도요. 엔젤투자의 기준과 원칙이 있습니까.

-팀원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People, Product, Market, Money. 이 네가지 디멘션에서 다른 디멘션의 점수가 아주 안 좋다면요?

-아무래도 익숙한 분야, SaaS와 소프트웨어 투자에 집중하고 계시진 않은가요.

-VCNC 외에도 성공했거나, 성공적 행보를 걷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면요.

-1000명의 창업자, 스타트업에 엔젤투자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요. 아예 펀드도 만드셨고요.

-관심있는 마켓과 섹터로 AI, 핀테크, 헬스케어, 딥테크를 꼽으셨습니다. 근거는요?

-최근 처음부터 실리콘밸리에서 도전하는 한국 창업팀과 스타트업이 늘었습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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