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광주시의회 상임위원장 재선거…이번엔 통과하나
의장 선거 후유증…의원간 '담합·배신' 등 '감정의 골' 깊어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광주시의회 절대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내부 갈등으로 후반기 교육문화위원장 선거가 연거푸 부결돼 파행을 빚고 있다.
시의회 사상 처음으로 재선거를 치르기로 했으나 의장 선거 후유증 등으로 의원 간 '감정의 골'이 깊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4개 상임위원회 중 교육문화위원회 위원장을 뽑는 재선거가 16일 열린다. 교문위원장 후보로는 1·2차 투표에서 부결됐던 명진 의원이 다시 등록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4개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교문위를 뺀 나머지 3개 상임위 후보는 턱걸이로 과반 표를 얻었다.
안평환 행정자치위원장 후보는 총 23표 중 찬성 12표, 최지현 환경복지위원장 후보와 박필순 산업건설위원장 후보는 각각 찬성 14표를 얻어 가까스로 선출됐다.
명진 교문위원장 후보는 찬성 11표·무효 7표·기권 5표로 과반을 얻지 못했고 2차 투표에서도 과반에 실패해 재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광주시의원 23명 중 21명이 민주당 소속인 상황에서 다수당 소속 상임위원장 후보가 절반을 겨우 넘기거나 부결돼 재선거를 치르는 건 시의회 사상 처음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5명의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민주당 의장 후보 경선의 후유증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의장 선거에 재선 박미정(동구2)·신수정(북구3)·심철의(서구4), 초선 강수훈(서구1)·박수기(광산5) 의원 등 5명이 경선을 했다.
1차 투표에서 강수훈 의원이 8표로 1위, 심철의·신수정 의원이 각각 4표로 공동 2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자가 없어 최다득표자와 차점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차점자는 출생 연도는 같으나 생일이 빠른 신수정 의원이 연장자 우선 룰에 따라 결선에 올랐다.
결선 투표에서는 신수정 의원이 1차 투표에서 1위를 한 강수훈 의원을 꺾고 후반기 의장 후보에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이는 초·재선 의원 간 눈치싸움과 의장 후보별 파벌 간 이합집산, 이탈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의장 선거 과정에서 표 대결이 '담합'과 '배신'이라는 감정 대립으로 격화했고 상임위원장 선거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의장 투표 결과는 비공개로 진행했기 때문에 누가 어떤 후보를 찍었는지 알 수 없지만 자의적인 표 계산으로 온갖 '설'이 난무했다.
무난한 성품에 호불호가 적은 명진 의원이 부결된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명진 의원(서구2)이 같은 서구인 강수훈 후보(서구1), 심철의 후보(서구4) 등 양쪽으로부터 모두 '제대로 도와주지 않았다'는 오해를 받아 부결됐다고 분석한다.
의장과 부의장은 경선으로 진행했으나 상임위원장은 4명 모두 단독으로 입후보하면서 '선거운동 한번 없이 위원장을 하려고 한다'는 반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매번 반복되는 해당 행위나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사전에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하고 선출된 후보가 선임되도록 협력할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당론'을 무시하고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에 제멋대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갈등은 커지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당론으로 결정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은 시의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광주시당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뿐만 아니라 당원에게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된 당론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당론을 준수하라"고 강조했다.
광주시당의 '경고'에 시의회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면서 이번 재선거에서는 명진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하지만 의원 간 감정의 골이 깊어 자칫 재선거에서도 결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파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광주시의회 한 의원은 "민주당 '원팀'으로 가야할 의원들이 선거 갈등을 빚으면서 신뢰관계가 완전히 깨졌고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9대 시의회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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