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회장님 아들이 제니 팬이래”…동남아 재벌, K기업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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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남아 대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투자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남아 기업 오너들이 한국 등 외국 기업을 인수해 상속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PEF 업계 관계자는 "한국 M&A 시장에 동남아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며 "동남아가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 케이스가 1년에 1~2건씩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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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컴포즈커피 지분 70% 인수
한류 열풍·상속수단으로 활용
높은 금액에도 과감하게 베팅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들이 한국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초 필리핀 식품업계 1위 기업인 졸리비가 한국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컴포즈커피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졸리비는 양재석 JM커피그룹 회장이 보유 중이던 컴포즈커피 지분 100% 중 70%를 약 3300억원에 인수했다.
졸리비는 지난해 매출 2441억페소(약 5조7705억원), 순이익 88억페소(약 208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5%, 16% 늘어났다. 시가총액은 42억9000만달러(약 6조원)에 이른다.
졸리비가 사실상 소유 중인 타이탄펀드도 지분 5%를 가져갔다. 나머지 25% 지분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션PE가 인수했다.
2년 전 컴포즈커피가 처음으로 M&A 시장에 등장했을 때는 예상 매각가로 2000억원대가 언급된 바 있다. 당시 홍콩계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국내외 대형 PEF가 인수를 타진했으나 최종 매각이 무산됐다.
이후 컴포즈커피가 가맹점을 늘리고 매출과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시장에서는 컴포즈커피 매각가를 3000억원대로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매각가가 4700억원대에서 결정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한국 음식이나 화장품 등 K-컬쳐를 동경하는 분위기가 있어 졸리비가 시장 평가보다 높은 가격에 과감히 베팅한 것 같다”며 “과거 한국 기업이 미국이나 유럽 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동남아 기업 오너들이 한국 등 외국 기업을 인수해 상속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F&B) 등 소비재 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PEF들에도 여러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PEF 한 관계자는 “최근 싱가포르 기업 오너가 자사가 투자 중인 소비재 기업 인수를 희망한다며 문의해 왔다”며 “오너가 자녀가 한국을 워낙 좋아해 한국 브랜드를 인수해 직접 경영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확장 한계 속에 동남아 기업들의 관심이 돌파구가 될 거라는 기대가 모아진다. 일본 기업은 자금이 많더라도 글로벌 진출에는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화교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 발빠르게 나서는 모습이다.
정체된 국내 PEF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한국 M&A 시장에 동남아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며 “동남아가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 케이스가 1년에 1~2건씩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F&B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 동남아 자금이 유입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대기업 시나르마스의 제지 계열사 APP는 모나리자와 쌍용C&B의 대주주인 MS홀딩스 지분 100%를 사들였다.
총 매각가는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APP는 글로벌 10위권의 제지회사로, 화장지 원재료인 펄프 생산량은 세계 4위 수준이다. 모나리자·쌍용C&B 인수를 통해 APP는 한국에서의 영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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