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총격범, 단독 소행"…트럼프, 전당대회장으로 이동
미 FBI는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의 용의자 크룩스와 관련해 14일(현지시간) "단독 범행이며, 그가 남긴 위협적인 게시물 등은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FBI 관계자는 이날 "지금까지 수사단계에서 크룩스의 정신 건강 문제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FBI "총격범이 특정 이념에 연루됐다는 것 확인 못했다"
미 사법당국은 현장에서 사살된 총격범이 특정 이념에 연루됐다는 것도 확인하지 못했다며, 다만 이번 사건을 '암살미수 사건'으로 간주하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당국은 사건이 벌어진 유세장 인근에 있던 총격범의 차량과 자택에서 폭발물질로 보이는 의심스러운 장치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FBI는 수거한 물질에 대한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은 사살된 총격범 근처에서 발견된 AR-15 소총이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고, 이 소총은 크룩스의 부친이 최근 합법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크룩스가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펜실베이니아의 베델 파크 요양원은 이날 그가 영양 보조사로 근무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크룩스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했고, 그의 신원조사 결과는 깨끗했다"고 전했다.
전직 소방관 '트럼프 피격' 현장에서 가족 지키려다 사망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총격사건으로 유세를 지켜보던 청중 가운데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크게 다쳤다. 사망자는 50대 전직 소방관이었다.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민주)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총격에 사망한 사람은 이 지역의 전직 소방관이었던 코리 콤퍼라토레(50)로, 가족을 보호하려다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샤피로 주지사는 "그는 사건 당시 현장에서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있다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날렸다"며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유세장 피격 사건의 희생자를 지원하기 위해 개설된 후원 모금 페이지에는 14일 오후 6시 현재(현지시간) 300만달러(약 50억원)의 후원금이 답지했다.
트럼프, 전당대회 장소로 이동…헤일리도 찬조 연설자로 나설 예정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로 이동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SNS에 "전날 끔찍한 일로 인해 전당대회 참석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고 했지만, '총격범' 또는 암살 용의자가 나의 일정표가 다른 어떤 것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UNITE AMERICA!"(미국을 통합하자)는 짧은 메시지도 올렸는데, 피격 사건을 계기로 향후 대선 캠페인의 성격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끝까지 각을 세웠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 연설자로 나설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초청받지 못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오는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찬조 연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계기로 양측이 화해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트럼프측은 헤일리 전 대사까지 품으며 당내 온건세력을 껴안아야할 숙제가 있었고, 헤일리 전 대사 역시 차기 등 향후 행보를 감안할 때 '공식 지지'의 타이밍이 중요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온건파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 마지막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을 벌였다.
그는 이른바 지난 3월 초 '수퍼 화요일' 이후 경선 중도 하차를 선언했지만, 곧바로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하지는 않았고 5월에서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지지 표명을 했다.
은둔했던 멜라니아 여사도 오랜만에 침묵 깨고 성명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를 비롯한 대부분 정치 일정에 불참하며 은둔의 행보를 이어왔던 멜라니아 여사도 오랜만에 침묵을 깼다.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총알이 내 남편을 스치는 것을 봤을 때 내 삶과 아들의 삶이 치명적 파손의 경계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경호 당국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어 "내 남편을 비인간적인 정치 기계로 인지한 '괴물'이 트럼프의 열정을 끝내려고 했다"며 "트럼프의 진면목인 인간적 부분들은 정치에 묻혀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정치는 우리 공동체를 끌어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면서 "좌우를 떠나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싸워나가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멜라니아 여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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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노컷뉴스 최철 특파원 steelc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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