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신경면역질환, 적극적인 치료로 극복 가능하다

이순용 2024. 7. 1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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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 뇌와 시신경, 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은 완화와 재발을 반복하면서 신경 손상과 후유증을 축적하는 위험한 병이다. 과거에는 난치성 질환으로 치료가 쉽지 않았지만, 신약과 치료제가 적용되면서 환자들에게도 희망의 길이 열렸다.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새로운 치료제의 효과와 주의점에 주목하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계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구분된다. 뇌, 척수, 시신경에 해당하는 중추신경계에 과다한 면역반응이 발생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이다. 대표적으로는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이 있고, 최근에는 모그항체가 발견되어 모가드(MOGAD)라는 질환으로 구분되어 진단되고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오성일 교수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할 경우 시신경, 척수, 뇌의 신경 손상으로 인해 각각의 증상이 나타난다. 시신경 손상 시 시력감소, 시야 흐림, 색각장애, 안구통증이 발생하고, 척수 손상 시 감각 및 운동 장애, 배뇨/배변장애, 보행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뇌 병변으로는 어지럼, 복시, 안면마비, 발음장애, 지속적인 딸꾹질 등이 나타나게 된다.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의 위험도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다만 자가면역질환의 상당수는 한 번의 발병으로 끝나지 않고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도록 제때 적절한 치료를 행해야 한다.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은 급성으로 재발 시 빠른 치료를 통해 신경학적 결손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관건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면역치료를 통해 재발의 위험도를 낮춰야 한다.

급성기 재발 치료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먼저 고려한다. 이후 증상의 호전이 충분치 않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는 혈장교환술이나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를 선택할 수 있다. 급성기 치료를 통해 신경 손상을 최대한 줄이고, 급성 상태가 안정되면 장기적인 재발방지 치료를 적용한다. 재발에 대한 면역치료는 10~20년 전에 비해 많은 발전이 이뤄지고 있고, 다양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환경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에서는 과거 수일마다 행하는 피하 또는 근육주사 치료 방식에서, 최근에는 경구 약제, 정맥주사로 투약경로가 넓어지고 있다. 1년에 1~2주 정도만 투약하는 치료제가 생길 정도로 다양해졌다.

시신경척수염은 2019년 미국에서 승인받은 특이 치료제가 국내에서도 작년 말과 올해 초 승인되면서 보험 급여 혜택이 가능해졌다. 모가드는 아직 특이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지만, 시신경척수염 치료 방식을 따라 면역억제제 치료제를 주로 투약하고 있다.

치료제마다 급성 또는 장기적인 이상반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치료제를 결정할 때는 질환의 중증도와 약물 치료로 인한 이상반응, 치료 부담도를 두루 고려해야 한다. 정맥 주사의 경우 투약 시 과민반응, 발적, 두통 등이 생길 수 있고, 피하/근육 주사의 경우에는 주사 부위 통증이 흔하다. 경구 약제의 경우는 메스꺼움과 같은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약물 투약 시 백혈구 변화, 갑상선 질환, 간수치 상승, 수막구균감염이나 대상포진과 같은 감염의 증가가 우려되므로, 개별 약물치료에 따라 정기적인 진찰과 혈액 검사가 필요하다.

중추신경계 신경면역질환은 2010년 이후로 획기적인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암과 류마티스 질환에 쓰이던 약들을 신경면역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높은 수준의 치료가 가능해졌다. 최신의 치료라도 치료의 효과와 주의할 점을 충분히 따져보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특히 중요해진 영역이다. 아직은 고가의 신약들이 많아 국내에서 모든 약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의료진과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를 결정한다면 신경면역질환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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