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드디어 분양한 '장위6구역'…4구역보다 2억 비싸
4구역 고분양가 논란에 초기 계약률 60% 그쳐
계속 오르는 분양가…2억 높은 6구역 완판 기대
12일 오전 10시경,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수산시장 옆 견본주택 주차장에 50명 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성북구 장위동에서 분양하는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에 청약하려는 인파다. 단지가 들어서는 곳은 1·6호선 석계역 일대지만 견본주택은 네 정거장 떨어진 청량리역 일대에 마련됐다.
견본주택 입구엔 화환이 가득했고 로비엔 '견본주택 개관 기념 사랑나눔 기부'가 붙은 쌀 포대들이 쌓여 있었다. 장위6구역 재개발조합은 성북구청에 쌀 1500kg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날 개관 행사엔 분양 관계자 외에도 이례적으로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참석했다.
이 구청장은 "장위뉴타운의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최고의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한 진통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라며 "특정 한 구역만 잘 되는 게 아니라 15개 구역 똑같이 기반시설을 갖춰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장위뉴타운 가운데 1·6호선 석계역에 가장 가까운 장위6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지정 이후 16년이 지난 올해 3월 착공했다. 대우건설은 이곳에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를 공급한다. 최고 33층, 15개동, 1637가구(일반분양 718가구) 규모다. 전용면적별 일반분양 가구 수와 최고 분양가는 △59㎡ A·B·C·D 370가구, 9억6700만원 △84㎡ A·B·C·D 348가구, 12억1100만원이다.
GTX·동북선 호재, 고가도로는 악재?…생각보단 양호
견본주택엔 59㎡A(225가구), 84㎡B(46가구), 84㎡D(206가구) 유니트가 마련됐다. 단지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1블록(101~111동)과 2블록(201~203동)으로 구분된다. 일반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59㎡A는 110, 111동과 201~203동에 배치됐다.
단지는 1·6호선 석계역 앞에 위치해 교통 편리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2단지 입구에 위치한 204동 기준으로 석계역 1번출구까지 도보 7분 소요된다. 1단지 끝에 있는 101동의 경우 16분 정도 걸릴 전망이다. 오히려 6호선 돌곶이역, 1호선·경춘선 광운대역을 걸어가는 편이 낫다. 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청량리역도 석계역에서 10분 소요된다.
예비 청약자들은 '교통 호재'에 주목했다. 석계역에서 한 정거장만 가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 노선이 지나는 광운대역이다. 또 동북선 경전철이 개통되면 장위뉴타운 인근에 3개역이 생긴다.
북서울꿈의숲 근처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 중인 A씨는 "GTX와 동북선이 뚫리면 장위동 교통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장위뉴타운 청약에 계속 도전 중"이라고 말했다. 1단지 인근 주택에 사는 B씨는 "석계역보다 광운대역이 (교통의) 핵심"이라며 "1단지는 걸어서 10분 좀 넘게 걸리고, 2단지는 지하철 한 정거장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동부 및 북부간선도로에 인접한 점은 교통 장점인 동시에 거주 단점으로 꼽힌다. 중랑천을 따라 달리는 동부간선도로와 달리 북부간선도로는 단지와 바로 붙어 있다. 그래서 201~203동 쪽엔 방음벽이 설치된다. 실제 고가도로 근처를 걸어보니 소음은 그리 크지 않았다. 현장 계기판엔 생활소음 수준인 64.9데시벨(dBA)이 찍혔다.
분양 관계자는 "향후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로 상부 공원이 조성되면 중랑천과 연결될 예정"이라며 "북서울꿈의숲부터 우이천, 중랑천까지 누릴 수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는 노원구 월계동에 위치한 선곡초에 배정된다. 1단지는 장월교, 2단지는 월계472교를 통해 우이천을 건너 통학하게 된다. 견본주택을 방문한 30대 여성은 "장위동이 학군이 아쉽다는 얘기가 많은데 그래도 '제2의 강남'인 중계동 학원가까지 차로 20분 대면 갈 만하다"고 말했다.
장위4 84㎡=장위6 59㎡…그새 2억 오른 분양가
분양가와 관련해선 '비싸다'와 '괜찮다'는 평가가 공존했다. 상담 창구에서 만난 C씨는 "아들이 장가갈 때 사줄까 하고 왔는데 분양가가 1~2년새 너무 많이 올랐다"라며 "왜 이렇게 비싸냐"라고 수 차례 말했다. 반면 전농동에서 온 60대 여성은 "요새 집값이 많이 올라서 구축을 돈 들여 수리하느니 차라리 신축이 낫다"며 "분양가는 지금이 제일 싼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서울 국평(국민평형)이 13억원을 넘어서며 '착한 분양가'가 됐다"며 "규제지역에서 해제돼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목적 청약자에게도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12월 분양한 장위4구역(장위자이레디언트)은 전용 84㎡ 분양가가 8억9000만~10억2350만원이었다. 고분양가 논란에 일반분양 1330가구 중 537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2차례 '줍줍'에도 마감에 실패해 선착순 분양으로 물량을 털었다.
1년 7개월 뒤 등장한 장위6구역은 전용 59㎡ 분양가가 9억6700만원으로 4구역 '국평'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장위4구역 국평 입주권은 지난달 12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장위동의 A 공인중개사는 "장위4구역은 내년 3월, 6구역은 2027년 입주다. 같은 가격이면 곧 입주하는 4구역을 사는 게 낫다고 본다"라며 "입지는 석계역 가까운 6구역이 좀 낫긴 한데 4구역도 그리 멀진 않다. 오히려 3000가구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B 공인중개사는 "옵션비와 취등록세를 고려하면 장위6구역 국평 분양가가 13억원인데 차라리 청량리에 더 가까운 이문3구역(이문 아이파크 자이)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문3구역 역시 국평 분양가 13억229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입지는 비슷한데 길쭉한 6구역보다 반듯한 4구역이 단지 구성은 더 낫다"며 "서울 집값과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서 청약시장 열기가 살아난 만큼 '운 좋게' 6구역은 완판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4구역이 분양했던 2022년은 성북구가 규제지역이라 전매제한, 거주의무가 있었고 주변 시세가 낮아 4구역 분양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다"라며 "지금은 분양가가 올랐지만 주변 시세도 오르고 분양가도 더 오를 거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정도면 할 만하다'는 생각으로 청약자가 8000명 가까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는 오는 1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6일 1순위, 17일 2순위 청약을 실시한다. 당첨자 발표는 23일이며 정당계약은 다음달 5~8일 이뤄진다. 입주는 2027년 3월 예정이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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