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해답은 새 얼굴·다양한 이야기 [위기의 K드라마]④

윤효정 기자 김민지 기자 장아름 기자 안태현 기자 안은재 기자 2024. 7. 15.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국내 드라마계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지상파, 케이블에 OTT까지 더해지며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매체는 많아졌지만, 올 들어 드라마 제작 편수는 이전에 비해 급감했다. 여러 인기 배우들 조차도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 출연이 어렵다고 호소할 정도다. 치솟는 제작비 및 톱 배우들의 높은 출연료 등도 드라마 제작 편수 감소의 이유들로 꼽히고 있다. 뉴스1은 총 4편의 기획 시리즈 [위기의 K드라마]를 통해 현 상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해결 방안도 알아보고자 한다.

tvN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서울=뉴스1) 윤효정 김민지 장아름 안태현 안은재 기자 = K드라마의 제작 편수가 줄어들면서 '오징어 게임'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OTT 플랫폼을 타고 형성된 K 콘텐츠의 '신한류' 전성기가 지났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간 한국 드라마는 할리우드 대비 적은 제작비를 투입해 양질의 콘텐츠 결과물을 내는 '고효율' 제작 환경 속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제작비 급상승으로 인해 한국 드라마 제작 시장의 강점이 약화되고, 다양성을 추구하기도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 A 씨는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글로벌 자본이 한국보다 고효율의 결과를 낼 수 있는 지역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 씨는 "한국 콘텐츠 경쟁력은 저예산 고효율이었다, 할리우드 제작비의 10분의 1도 안 쓰고도 좋은 드라마가 나왔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한국 드라마 제작비가 너무 커지니까, 일본 콘텐츠 3~5개를 만드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 일본 드라마 회당 제작비를 4억 원 안팎으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대작의 경우 30억 원 그 이상까지 간다, 정말로 한국 콘텐츠의 전반적인 위기가 왔다고 본다"라고 했다.

이러한 의견은 한국 배우들의 '일드'(일본 드라마) 진출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아이 러브 유'에는 한국 배우 채종협이 출연했으며, 한효주도 일본 드라마 '로맨틱 어나니머스'에 주인공으로 나설 예정이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 B 씨 역시 같은 우려를 하면서 "한국에서 같은 돈으로 예전에는 10편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절반도 못 만든다, 글로벌 OTT 입장에서 한국은 더 이상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태국, 인도네시아 지역에도 관심을 보인다"라고 했다.

창고에 쌓인 '편성 대기' 드라마들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채널은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제작 편수도 감소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묵은' 작품의 가치는 더 떨어진다. 들인 돈을 회수할 방법을 찾다가 빛을 못 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소 제작사들의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진다.

B 씨는 "한국 드라마 시장은 특히나 트렌드와 유행의 변화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한 번 '묵힌 작품'은 빛을 보기가 어렵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제작사들은 '하이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기 위해 편성 확정이 되지 않은 작품은 제작하지 않고 다시 제작 편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반복된다"라고 내다봤다.

해결 방안은 있을까. 톱배우 출연료에 대한 비율 및 지급 방식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방송사 관계자 A 씨는 "한국 드라마 업계를 다시 살리기 위해 (배우 측에서) 어느 정도의 출연료를 받을지 기준을 세우고, 방송사와 제작사들도 지급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또 업계의 상황에도 출연료 올리기에만 몰두하는 스타들 역시 상생을 우선 가치로 둬야 한다고도 했다.

업계는 현재 드라마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본으로 돌아가 다양하고 참신한 이야기,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방법으로 업계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배우 매니지먼트사 관계자 C 씨는 "채널, 플랫폼, 투자사, 제작사 등 관계사가 톱스타에 의존하는 기획과 제작보다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려고 노력이 필요하다"라면서 "대본과 작품을 개발할 때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는 본업에 충실한 과정을 거치면 제작비가 많지 않아도 좋은 방향의 작품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방식이 당장은 판도를 바꾸기 어렵겠지만 K 콘텐츠에는 장기적으로 건강한 구조를 만드는 배경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방송사 관계자 A 씨는 "한국 시장의 강점은 시청자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좋은 콘텐츠를 알아보는 눈이 높고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라며 "최근 제작 환경이 위축되면서 위험을 부담하지 않으려고 안정적인 시도만 하게 됐다, 결국 우리 콘텐츠의 강점까지 없어지는 것이다, 제작비와 출연료를 낮추는 것, 극소수의 스타 섭외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모두 함께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드라마 제작 업계에서 좋은 사례로 꼽힌 드라마는 지난 5월 종영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였다. 흥행 보장 톱스타가 아닌 변우석, 김혜윤이 출연했지만 탄탄한 이야기와 몰입도로 매회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했다. 또한 김혜윤과 변우석도 단숨에 톱스타 대열에 올랐다.

이처럼 '선재 업고 튀어'는 기대작이 아니었지만, 위기의 드라마계에 어느 정도 해결 방안을 보여주며 '대박작'이 됐다.

<관련 기사>-톱배우들도 이젠 무직?…드라마계의 한숨 [위기의 K드라마]①-'수백억은 기본'…치솟는 제작비에 편수 급감 [위기의 K드라마]②-10억도 뚫은 출연료…배우도 느끼는 불안감 [위기의 K드라마]③

ich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