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가 돌아왔다' 스페인, 잉글랜드 꺾고 4번째 유로 우승 감격

이석무 2024. 7. 15.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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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24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스페인의 미켈 오야르사발이 후반 41분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AP PHOTO
유로 2024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선수들이 루이스 델 라 푸엔테 감독을 헹가레 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무적함대’ 스페인이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누르고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4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스페인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유로 2024 결승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미켈 오야르사발(레알 소시에다드(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앞서 1964, 2008, 2012년 유로 정상에 올랐던 스페인인 12년 만에 통산 네 번째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 대회 전까지 스페인은 독일과 함께 최다 우승 공동 1위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사상 첫 4회 우승 기록을 세우면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스페인은 유로 2008,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로 2012까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이루면서 최전성기를 누린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침체를 늪에 빠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했고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16강에서 고개 숙였다. 유로 2016 대회에서도 16강까지 올라가는데 그쳤다.

하지만 스페인은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통해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결국 이번 유로에서 월등한 경기력으로 정상에 오르면서 무적함대가 확실히 돌아왔음을 증명했다.

반면 잉글랜드는 2회 연속 유로 결승에서 무릎 꿇는 아픔을 겪었다. 앞선 유로 2020에선 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승부차기끝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개최한 월드컵 외엔 메이저 대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초호화멤버를 내세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결승에서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 최고 골잡이로 인정받으면서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좀처럼 우승하지 못하는 케인의 ‘무관 징크스’도 계속 이어지게 됐다.

이날 스페인은 주장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와 다니 올모(라이프치히),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을 2선에 뒀다. 현지시간으로 경기 전날인 13일 17번째 생일을 맞이한 ‘신성’ 야말은 유로 결승전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2016년 대회 때 헤나투 산시스(포르투갈)의 18세 327일이었다.

잉글랜드는 케인을 최전방에 두고 벨링엄과 포든, 부카요 사카(아스털)를 2선에 배치했다. 잉글랜드의 19세 미드필더 코비 마이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선발 출전했다. 유로 역사상 10대 선수 2명이 결승전 선발로 나선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두 팀 모두 수비에 중심을 두고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스페인이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유효슈팅은 잉글랜드가 1개 기록한게 전부였다. 잉글랜드는 전반 추가시간 포든이 왼발 슛을 때렸지만 스페인 골키퍼 우나이 시몬(아틀레틱 빌바오)에게 막혔다.

선제골은 후반 1분 만에 터졌다. 17살 ‘신성’ 야말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페널티 아크 쪽으로 패스를 보냈고 이를 윌리엄스가 쇄도하면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야말은 이번 대회 4번째 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1위에 등극했다.

스페인은 선제골 이후 오히려 더욱 공격을 강화했다. 수세에 몰린 잉글랜드는 몸이 무거웠던 케인을 빼고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5분에는 마이누를 빼고 콜 파머(첼시)를 집어넣었다. 파머는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3분 만에 귀중한 동점골을 잉글랜드에 선물했다. 사카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벨링엄에게 공을 연결했다. 벨링엄에 재차 밖으로 패스를 이어줬고 이를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파머가 왼발로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쪽은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후반 41분 승부를 갈랐다. 후반 중반 모라타 대신 교체로 들어온 오야르사발이 결승골 주인공이었다. 오야르사발은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마르크 쿠쿠레야(첼시)의 크로스를 미끄러지면서 발을 갖다대 골로 연결했다.

다급해진 잉글랜드는 남은 시간 롱패스로 총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계속된 슈팅은 스페인 골키퍼 시몬에게 번번이 막혔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마크 게히(크리스털 팰리스)의 골과 다름없는 헤더를 올모가 골라인 앞에서 머리로 막아내기도 했다. 결국 스페인은 남은 시간 1골 차 리드를 지키고 대망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경기 후 발표된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스페인 중원의 핵심 역할을 한 로드리(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했다. 도움왕을 차지한 야말은 베스트 영플레이어로도 선정됐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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