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알텍 "바이오 제대로 할 것…시스바이오젠, 암 조기진단 기술 혁신"

김도윤 기자 2024. 7.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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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바이오젠의 안성현(왼쪽)·최관용 공동대표가 12일 경기 성남시에 있는 디알텍 본사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도윤

디알텍이 바이오 사업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회사 시스바이오젠(SYSBIOGEN)이 독자적인 암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했는데 안전성과 정확성, 사용 편의성이 모두 뛰어나다. 특히 전립선암과 유방암을 초기 단계부터 높은 확률로 진단할 수 있어 환자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바이오젠의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경영진과 연구진의 '맨파워'도 눈에 띈다. 디알텍과 시스바이오젠은 기술 협력을 통해 암 조기진단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겠단 목표다.

디알텍과 시스바이오젠은 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디알텍 본사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전립선암 조기진단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일반 소변을 사용해 전립선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로, 환자 편의성이 높고 통증 등 부작용이 없는 데다 정확도가 높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5개국에서 특허 출원을 완료했거나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스바이오젠은 안성현 디알텍 대표와 포항공과대학 명예교수인 최관용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디알텍이 시스바이오젠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 약 50%)다.

"소변으로 전립선암 진단 정확도 99%…1년 안에 사업화"
시스바이오젠은 다중 바이오마커와 AI(인공지능) 머신러닝, 액체생검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정밀진단 기반의 암 조기진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가 가장 빠른 분야는 전립선암이다.

최관용 대표는 "지금까지 전립선암 진단은 주로 전립샘특이항원검사(PSA)나 조직검사, 초음파 등을 사용했는데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고 감염이나 고통 등 부작용이 존재했다"며 "소변을 사용하는 시스바이오젠의 전립선암 진단 기술은 아산병원에서 1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정확도 99%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전립선암의 경우 조기에 진단하면 99% 예방할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전립선암은 매년 약 140만명이 새로 확진되며, 남성 대상 암 중 두 번째로 많이 나타나는 악성 종양"이라고 설명했다.

김종민 시스바이오젠 CTO(최고기술책임자)가 12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디알텍 본사에서 암 조기진단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도윤


김종민 시스바이오젠 CTO(최고기술책임자, 포항공과대학 교수)는 "비뇨기학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명의'로 유명한 김청수 이대목동병원 교수가 시스바이오젠의 연구개발에 참여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며 "이미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사업화를 준비하는 단계로 1년 안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유방암 검사, 해결책 찾았다"
시스바이오젠은 유방암 조기진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혈액을 사용하는 액체생검 방식으로 유전자를 분석해 유방암의 위험도를 진단하는 기술이다. 특히 유방암 엑스레이 검사 시스템을 개발한 디알텍과 협력해 유전자와 엑스레이 검사를 병행하면 진단 정확도를 88%까지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성현 대표는 "엑스레이 검사만으론 유방암 조기진단에 한계가 있다"며 "엑스레이와 혈액 유전자 검사를 같이 수행하는 다각적 진단으로 초기 단계의 유방암을 발견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엑스레이와 유전자를 결합한 개념의 'RADIOGENOMICS'를 디알텍과 시스바이오젠이 세계 최초로 사업화하려는 것"이라며 "특히 유방암 엑스레이 촬영은 압박 강도가 심해서 매우 고통스러운 검사인데, 조기진단 기술로 검사 횟수를 줄이거나 기간을 늘릴 수 있어 여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실제 유방암 환자 150명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는데 유전자 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병행했더니 정확도가 88%까지 상승했다"며 "엑스레이 검사 정확도 62%, 유전자 검사 정확도 73%를 뛰어넘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 "유방암 역시 초기에 발견하면 98% 확률로 예방할 수 있다"며 "하버드대학교에서 스핀오프(분사)한 미국 유전자 분석 기업 누프로브(NUPROBE)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 및 기관과 협력해 연구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유전자 돌연변이 증폭 기술도 연구…NGS·PCR 한계 넘는다"
시스바이오젠 기업 개요/그래픽=최헌정
시스바이오젠은 이 외에도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1000배 이상 증폭할 수 있는 BDA(Blocker Displacement Amplification) 응용 기술도 누프로브와 같이 연구하고 있다. BDA를 사용하면 암세포에서 특정 변이만 골라 증폭할 수 있기 때문에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와 PCR(유전자증폭) 방식의 진단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는다. 이미 혈액암 항암치료 저항성 돌연변이 증폭 검증을 통해 기술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혈액암 진단 분야에서 최고 임상 연구자로 평가받은 김동욱 강남을지병원 교수가 연구에 동참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제 시스바이오젠의 암 조기진단 기술 연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 같다"며 "디알텍과 시스바이오젠, 누프로브, 포항공대, 서울아산병원 등 다각적인 글로벌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암종에 대한 조기진단 기술 상업화로 기술 혁신을 선도하겠다"며 "엑스레이 기술 강자 디알텍이 바이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제대로 한 번 붙어보겠단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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