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 해군과 ‘태평양 합동 순찰’ 인정...“현재 형세와 무관”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초계함 ‘그롬키’가 중국 해군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잔장시 군항으로 진입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주도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와 림팩(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해온 중국이 러시아와 태평양 합동 해상 순찰을 진행한 사실을 뒤늦게 공식 발표했다.

중국 국방부는 14일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연간 계획과 중러 양국의 공동인식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 양국 해군 함정 편대가 최근 태평양 서부·북부 해역에서 제4차 해상 합동 순찰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행동은 제 3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현재 국제·지역 형세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양국 해군은 2021년 협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합동 해상순찰을 시작했으며, 올해가 네 번째다.

중국이 중러 해군의 합동 태평양 기동 사실을 공개한 것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의 지난 4일 첫 보도 이후 열흘 만이다. 당시 타스통신은 러시아 태평양함대 호위함 소베르센니함과 중국 052D형 구축함 인촨함, 054A형 호위함 헝수이함, 종합보급함 웨이산후함 등이 중러 합동 해상 순찰을 시작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국방부는 양국 매체 보도가 이어졌음에도 12일 "중러 양국군이 7월 상·중순 잔장 부근 해역·공역에서 ‘해상 연습-2024’ 합동 훈련을 진행한다"고만 밝히며 서태평양 진출 내용은 뺐는데, 이번에 합동 순찰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중국 국방부가 "제삼자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음에도 이번 중러 양국의 태평양 훈련은 미국 등 서방 진영이 나토 정상회의와 림팩으로 중국·러시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데 맞대응하는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