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스몰볼 비판? 이미 지난해 넘어선 이것… 이숭용 소신 있게 간다

김태우 기자 2024. 7. 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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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숭용 SSG 감독은 기존 팀 색깔에 기동력을 입히겠다는 구상을 들고 나왔고, 실제 SSG의 도루 시도는 이미 지난해 전체 시도 개수를 넘어섰다 ⓒSSG랜더스
▲ 이미 29개의 도루를 기록한 최지훈을 비롯해 SSG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베이스 위에서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타 팀에 비해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은 경기장을 쓰는 SSG는 2015년을 전후로 ‘홈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큰 성과를 얻었다. 그간 SSG는 왕조 시절 스몰볼로 대성공을 거둔 팀이었으나 경기장 규격을 잘 이용하기 위해 타자들의 발사각을 조정하고 장타로 승부를 보기로 한 것이다. 이는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군단’의 이미지로 이어졌다. 어쨌든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올해 SSG는 홈런에서는 그렇게 많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SSG는 15일 현재 시즌 90경기에서 83홈런에 그치고 있다. 팀 홈런 리그 6위다. 근래 들어 항상 1~2위를 다투던 팀이 이제는 리그 평균(85홈런)보다 홈런을 못 치는 팀이 됐다. 반대로 투수들은 벌써 101개의 홈런을 얻어 맞았다. 현시점에서 팀 피홈런이 100개 이상인 유일한 팀이다. 홈런 마진의 적자는 꽤나 낯선 일이다.

SSG 내부에서 ‘콘택트 위주의 스윙을 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건 결코 아니다. 적극적으로 치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홈런 군단을 이끌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일부 선수들은 예전만한 홈런 파워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대체할 젊은 거포나 중장거리 타자가 나오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홈런 개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실제 이미 전체 일정의 절반을 훌쩍 넘긴 현시점에서 8개 이상의 홈런을 친 SSG 타자는 단 5명이다. 두 자릿수 홈런 타자는 세 명(최정 한유섬 고명준)에 불과하고, 15홈런 이상 타자는 최정 딱 하나다.

이에 SSG는 기동력 야구와 작전 야구로 이를 만회하려고 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이숭용 SSG 감독은 기존의 이미지에 기동력을 가미하겠다는 포부를 캠프 때부터 밝혀왔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로 팀 역동성을 더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홈런 파워가 떨어진 것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자 이런 색채는 더 짙어지고 있다.

기록에서 보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잘 보인다. SSG는 지난해 144경기에서 총 124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리그에서 네 번째로 도루 시도가 적었고, 평균(144번)보다도 많이 떨어졌다. 사실 단독으로 뛸 만한 선수들이 많지 않은 팀이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90경기에서 벌써 131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이미 지난해 수치를 넘어섰다. 성공률은 77.9%로 괜찮은 편이다. 올해 리그 전반적으로 뛰기 좋은 여건이 형성되기도 했고, 젊은 선수들의 가세도 영향을 미쳤다.

희생번트는 32차례 성공해 삼성(34회), kt(33회)와 1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희생번트를 잘 대는 팀이 아닌 만큼 실패도 그만큼 많아 시도는 삼성에 이은 2위다. 올해 SSG의 희생번트 성공률은 65.3%로 하위권이지만 그래도 계속된 시도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구장이 작은 문학에서 스몰볼을 한다’는 비판도 나오곤 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숭용 SSG 감독은 소신 있게 뛰는 야구를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1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도루 같은 경우는 내가 가지 말라는 사인만 준다. 상황에 따라서 (선수들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뛴다. 전반기 초반에 그 부분 때문에 우리의 성적이 조금 좋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에서도 SSG가 이런 야구를 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본적으로 상대 포수들이 긴장을 하고 나온다”면서 “코칭스태프들이 너무 잘 준비를 해줬고,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과감하게 나갈 것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나는 계속 하라고 지시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재 기조를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 궁극적인 목표가 스몰볼이 아닌 만큼 SSG는 팀 장타력을 유지할 수 있는 고명준 등 새로운 얼굴 발굴에 신경 쓰고 있다 ⓒSSG랜더스

작전에 대해서는 1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13일 경기에서 있었던 이지영의 세이프티 스퀴즈 상황을 떠올리면서 “시작할 때 큰 틀을 잡아줬다. 큰 틀을 잡아주면 그 안의 색은 너희들이 입히라고 코치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작전도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이 상의를 했고, 상황마다 사인이 나오지 않아도 너희들끼리 판단해서 선수들과 소통하고 과감하게 하자고 했다. 책임은 내가 질 테니 상황에 따라서 많이 움직여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사인을 내면 초반에 좀 안 됐다. 사인을 안 내고 선수들이 알아서 해보게끔 맡겼는데 재밌는 게 번트 사인을 안 내면 번트를 대고, 번트 사인을 내면 미스가 나오더라. 그래서 사인은 웬만하면 안 내고 선수들이 그런 상황을 풀어갈 수 있게끔 한다. 어떻게 보면 그게 강팀”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홈런 파워에 기동력 및 작전 수행을 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홈런이 매일 나올 수는 없고 그래서 홈런 유무에 따라 팀 득점력이 요동치는 상황을 막아보기 위해 나온 보완책이 기동력 야구다. ‘장타’와 ‘타격’에 대한 전제가 성립이 안 되는데 기동력 야구로만 성공할 수는 없다. 도루도 위험 부담이 있다. 10번 뛰면 보통 2~3번은 주자가 사라진다. 희생번트는 대개 기대 득점치를 깎는다. 멀리도 치고, 그게 안 될 때는 잘 뛰어 돌파구를 찾는 팀이 되어야 한다.

이 감독이 고명준 전의산 등 차세대 거포 자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는 이유이기도 하다. 크게 돌릴 선수들은 크게 돌리라고 강조한다. 프런트 또한 퓨처스팀(2군)에서 장타력이 있는 몇몇 선수들을 유심하게 관찰하고 있다. 올해 안에 1군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SG가 두 가지 명제의 조화를 잘 이루는 동시에 떨어지는 작전 수행력까지 가다듬은 채 후반기를 보낼 수 있을지가 팀의 사활을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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