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경상수지에도 韓경제 휘청?”...한은이 수입 부진 우려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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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활황과 수입 둔화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600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도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늘어나는 대외투자가 국내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최근 수출 감소세가 국내 경제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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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고금리로 투자, 소비 지연된 결과
반도체 전기차 등 신산업은 대외투자 확대
“국내 투자 부진 지속되면 생산성 낮아져”
15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수출 개선에도 수입이 부진한 배경'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총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반면 총수입은 11.1% 감소했다. 2·4분기에도 총수출이 10.0% 늘어나는 동안 수입은 1.4% 감소하며 올해 상반기 수입은 수출 대비 크게 줄었다.
수출이 늘어나면 수입도 함께 늘어나는 전통적인 국내 경제 구조와 달리 수입이 줄어들면서 경상수지는 전망치를 상회할 전밍이다. 한은은 지난 11일 '7월 경제상황평가'를 통해 “수출이 글로벌 제조업경기 회복에 힘입어 개선세를 지속하고 수입은 완만한 내수회복, 일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당초 예상을 하회하면서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 5월 전망치(600억달러)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수입 둔화에 경상수지가 당장 흑자폭을 키운다 해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남석모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설비투자 등 자본재 수입이 장기간 줄어들 경우 우리 경제 생산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으나, 고환율·고금리에 설비투자는 지난해 4·4분기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고 소매판매액도 1.9% 줄었다. 설비투자와 소매판매액은 지난 5월에도 각각 5.1%, 3.1% 감소하며 국내 투자와 내수 회복 지연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 등 자본재와 승용차 등 소비재 수입도 부진을 이어가는 추세다.
중간재 국산화율이 상승해 수출의 수입유발효과가 약화된 것도 수입 감소의 배경이다. 지난 2018년 이후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중간재 국산화율이 상승했고, 2020년 이후에는 반도체·자동차·기계류 등 수출의 수입유발률이 낮은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개선이 지속하고 있다.
한은은 반도체·전기차·배터리를 중심으로 대(對)미 투자가 늘어난 것도 수입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국내 설비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자본재 수입 부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높고 미중 기술분쟁 리스크에 크게 노출된 대만도 2020년 이후 대미투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자국내 투자는 둔화됐다. 일본의 경우에도 실제 1990년대 중반 이후 일본의 해외직접투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도요타 등 제조기업들의 해외생산기지 확충이 본격화됐으나, 일본 국내에서는 제조업 공동화가 나타나면서 설비투자가 크게 감소했고 이후로도 증가가 더딘 모습이다.
남 과장은 “과거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늘어난 대외투자가 국내투자 부진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생산능력 확대 및 생산성 제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국내에서 고부가가치 중심의 투자가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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