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기록적 폭우로 집·가족 잃은 지 1년…피해 고스란히 남은 예천[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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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가 경북 지역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수해 현장이 어떻게 회복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피해가 가장 컸던 경북 예천군을 찾았다.
취재진이 지난 4일 찾은 경북 예천군 벌방리에는 작년 수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특히 예천군이 추진 중인 이주 단지 조성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수해 피해자들의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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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벌방1교 인근에 자리한 정명희(94)씨의 집. 마른 흙이 뒤덮은 외벽에는 '접근 금지'라고 적힌 푯말이 달렸다. 뜯겨져 나간 벽면과 창문 너머로 내부가 훤히 보였지만, 흙으로 뒤덮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정씨는 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간신히 버티던 중 주민들에 의해 구조됐다고 말했다.
"내가 자는데 물은 허리까지 자꾸 올라오지, 식탁이 있어서 거기까지는 안 차겠지 싶어 식탁 위에 올라가 한참 앉아있었지"
지난해 7월 폭우가 경북 곳곳을 덮쳤다. 예천군에서는 1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지난해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벌방리에는 201mm의 비가 쏟아졌다. 취재진이 지난 4일 찾은 경북 예천군 벌방리에는 작년 수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60여년간 벌방리 언덕 위에 산 홍진화(86)씨의 집 담벼락과 창고는 토사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지붕은 일부 무너져내렸고, 안방에는 빗물이 고여 있어 지금 당장 수해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이재민이 된 홍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예천군에서 마련한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수해를 입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임시주택은 총 11채. 6평 남짓한 크기의 내부에는 에어컨과 선풍기 등 기본적인 가재도구만 갖춘 집이다.
2명이 살기에는 비좁을 수밖에 없는 공간이고 1년간 임시주택에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어 보였다. 홍씨와 주민들은 1년 후 이사할 곳을 찾아야 하지만 그 마저도 순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 보상금이 속속 지급되고 있지만 집을 새로 장만하고 실제 입주하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특히 예천군이 추진 중인 이주 단지 조성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수해 피해자들의 우려가 크다. 예천군은 임시주택 인근 자두밭에 이주 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사유지 매입 과정에서 토지 소유주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예천군에서 땅을 매입해 수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분양할 예정인데 이재민들은 이마저도 부담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천군에서 부지를 매입해 분양하더라도 땅을 매입하고 건물을 짓는 건 사비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해를 당한 윤수아(86)씨는 "온 가족이 피해를 입었다. 집 때문에 몇 억 원이나 잃었다"며 보상금을 받더라도 새 집을 짓고 내부를 채우기엔 부족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지난 1년간 마음 놓고 쉴 보금자리 없이 지내 온 이재민들. 이들은 하루 빨리 가족들이 편히 지낼 수 있는 '내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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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정진원 기자 real1@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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