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그를 구했다” 지지층 결집… 美 대선판 경로 바뀌나 [트럼프 피격]
총 맞고 경호 받으면서도 강인함 각인
치료 뒤 전용기 내리며 손인사 여유도
공화당 내부결집 확실한 기회 잡아
트럼프 SNS서 “위스콘신 연설기대”
15일 개막 전당대회 참석 기정사실화
“트럼프의 대관식, 컨벤션 효과 극대화”
공화당 대선후보이자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도중 총격범에게 피격을 당하는 ‘돌발 변수’가 터지면서 미국 대선판의 경로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을 당하고도 상대적으로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대선후보로서의 건재함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령 리스크가 불거져 당내 ‘후보 교체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강인하다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달 TV토론에 이어 피격 사건까지 겪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층을 결집하고 상승세를 이어가며 대선 승리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성조기 앞 주먹 불끈 쥐고…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3일(현지시간)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범이 쏜 총알에 귀가 관통되는 부상을 당한 후, 성조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주먹을 불끈 쥔 채 지지자들을 향해 “싸우자(fight), 싸우자,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암살을 시도한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는 현장에서 사살됐다. 버틀러=AP연합뉴스 |
영국 BBC방송은 “얼굴에 피가 흐르는 채로 주먹을 들어 올리는 저항적인 도널드 트럼프의 비상한 이미지는 역사를 만들 뿐만 아니라 올해 11월 대선의 경로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보수 매체들은 이 모습을 두고 “미국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포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해당 사진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집결하는 상징이 됐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들뿐 아니라 수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을 게시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 지역 병원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고 뉴저지 뉴어크공항에 도착하는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용기 계단을 스스로 걸어 내려오고 촬영하는 사람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는 여유도 보였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유세장 총격이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수월하게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며 “이번 총격은 격동의 대선에 충격파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데릭 밴 오든 하원의원(위스콘신)은 “방금 대선에서 이겼다”고 말했으며, 공화당 소속 스콧 워커 위스콘신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얼굴 옆으로 지나가는 총알의 궤적이 찍힌 보도 사진을 게재하며 “신의 손이 오늘 그를 확실하게 지켰다”고,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신이 트럼프를 구했다”고 주장했다. 트루스소셜뿐 아니라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신이 트럼프를 구했다(#GodSavedTrump), 트럼프를 위해 기도하라(PrayforTrump), 신이 이긴다(#GodWins)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다수 게재됐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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