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 한경협 회장 "트럼프 재선하더라도 걱정 안 해…긍정 측면도"
"유통기한 지난 규제 과감히 없애자"
"3高보다 근본적"…'O·L·D' 문제 해결 노력해야
시대 뒤처진 규제·저출생·산업 구조 정체 등
삼성 등 4대 그룹 회비 납부 "곧 좋은 소식 기대"
[제주=뉴시스]이인준 기자 =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낡고 시대에 뒤처진 '갈라파고스 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지난 11일 '2024 한경협 최고경영자(CEO) 제주하계포럼'이 열린 제주 서귀포시 인근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도 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시대"라며 "우리나라에만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국제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 규제를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이사 충실 의무 확대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초래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 문제는 'O·L·D'…"구조적 문제 해결에 관심 필요"
그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리스크보다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며 "앞으로 OLD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회장은 우선 "제도가 낡고,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규제가 과거 머물러 있어 선진국에는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며 "세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우리 기업들은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와 국회가 '이사 충실 의무'의 대상을 회사 외에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것은 "경제계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보다 신중하고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저출생에 따른 인구 위기도 한국 경제의 극복 과제로 제시했다. 류 회장은 "기업들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며 "인구 위기로 내수시장 위축되고, 일할 사람이 줄어든 것은 기업 생존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경협도 자녀출산지원금 늘리기로 했으며 앞으로 노동생산성 높이는 방안도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美 대선, "트럼프 재선하더라도 걱정 안 돼"
그는 "오히려 일하기 쉽지 않겠나 하는 것도 있다"며 "(바이든의) 민주당은 미국 기업을 보호하니까, 트럼프 같은 경우는 미국에다 투자한 기업은 미국 기업이랑 똑같이 대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큰 기업들이 노조 없는 주에 (주로 진출) 했는데, (바이든은) 노조랑 관련된 기업들 먼저 생각할 테니 그건 (바이든 당선이) 우리에게 마이너스"라며 "그런 면에서 트럼프랑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우리 회사(풍산)가 잘 되기 때문에, 다른 회사도 잘 되면 좋겠다"며 "반도체, 전자, 삼성전자도 잘 나가고 있어서, 제가 봤을 땐 큰 걱정 안 해도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위기 해법 관련 "기독교, 불교 등 종교가 같은 나라에서 이민을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입양 문화도 바꾸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더 노력하고 연구하려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4대 그룹 회비 납부 관련 "곧 좋은 소식 올 것…사석에서도 만나"
'정경유착' 재발 방지 목적을 위해 출범한 윤리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하나하나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위원장을 포함한 외부위원 4인, 내부위원 1인 등 총 5인으로 구성되며, 3억원 이상 대외 협찬 관련 건 등에 대한 심의를 거치고 있다. 윤리위 위원인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분기에 한번 심의를 하고 있다"며 "아직 특별한 사안이 거론된 적은 없지만, 사회공헌활동이나 사회적으로 이슈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저희에게 든든한 등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한경협의 중요 역할 중 하나인, 해외 민간 네트워크 분야 협력과 관련 "일본은 경제단체연합회에 한 명을 보내 네트워킹을 하고 있고, 미국은 CSIS·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해외 파견을 생각 중"이라며 "일본과 미국은 나름의 네트워크가 있어 과거 모습으로 돌아가리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또 류 회장은 내달 22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소회로 "평소에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없었다. 지금 월·수·금 한경협에 나오고 있고, (한경협을) 제자리 갖다 놓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농담을 잘한다. 저는 CEO(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치프 엔터테인먼트 오피서(Chief Entertainment officer), CFO(최고재무책임자) 아닌 치프 푸드 오피서(Chief Food officer)다"며 "(취임 이후) 한경협 직원들이 밝고 보람 있게 일하는데 상당히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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