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65% 득표로 한판승" vs 나경원·원희룡 "결선서 역전"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7·23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 개시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마지막 한 주간의 당권레이스에서 한동훈 후보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해 승부를 끝내는 '한판승부'를,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결선행'을 목표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14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19~20일 선거인단 모바일투표를 실시한다. 21~22일엔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ARS 투표 및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지난해 3·8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 첫 날엔 전체 선거인단의 34.72%에 달하는 29만명 이상의 당원이 투표에 참여한 만큼 올해도 당원들의 표심 상당수가 일찌감치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로 앞서고 있는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하기 위해 투표 독려에 들어갔다. 정광재 한동훈캠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선거까지는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았다"며 "오는 19일 시작돼 22일까지 이어지는 전당대회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변화는 투표에서 나온다. 변화에 대한 열망을 역대 최고 투표율과 후보 득표율로 담아 달라"며 "65% 넘는 투표율과 당선자 득표율은 윤석열 정부 성공과 우리 당의 정권 재창출을 일궈내는 밀알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21년 12월 제20대 대선 경선 당시 기록한 64%를 뛰어넘자는 것이다. 전당대회의 경우 2021년 이준석 대표 당선 당시 투표율이 44%, 지난해 김기현 대표 당선 당시가 55% 등으로 대체로 저조했다.
한동훈 캠프는 지지층의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1차투표에서 승부를 끝낸단 전략이다. 목표 득표율은 과반을 크게 웃도는 65%로 제시했다. 원희룡·나경원 후보가 당 조직을 활용한 표심 동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한 후보는 지지자들의 자발적 투표에 기댈 수밖에 없다. 정 대변인은 "저희 목표는 1차 투표에석 과반을 얻어서 2차 투표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65% 넘는 투표율과 당선자 득표율이 저희의 목표점"이고 밝혔다.
반면 나머지 후보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의 득표율을 50% 아래로 묶는 것이 급선무다. 나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원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온 것을 부각하며 자신이 한 후보의 대항마로 적합하다는 점을 적극 피력하고 있다. 나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난폭운전'이라 지적하고 "결승전에 나가야 할 선수는 나경원"이라고 공세를 펼친다.
특히 전날 창원 당원간담회 후엔 "어떤 후보와 단일화는 하지 않겠지만 실질적으로 생각이 비슷하다면 거친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사퇴하시는 게 낫지 않은가, 그래서 자연스럽게 저를 도와주시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단일화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혔다. 원 후보는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1차 투표 전 후보단일화 가능성은 낮다. 비(非)한동훈 표심의 파이를 최대한 키우기 위해서도 모든 후보가 완주하는 것이 유리하다. 원 후보 측은 나 후보의 발언에 개의치 않고, 결선투표에서 한 후보를 상대로 역전승리한다는 계획이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결선행 여부를 놓고 캠프별 신경전도 거세다. 이날 한 언론은 '한 후보가 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당심과 여론조사는 다르다는 통념을 깬 것으로, 캠프 내부에서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 후보 측은 즉각 "한동훈 캠프와는 무관하게 이뤄진 보도"라며 사실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원 후보는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자료로 당심을 교란하려는 여론 공작 시도에 불과하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도록 한 선거관리 규정도 위반할 만큼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일 뿐"이라고 했다.
원 후보측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국갤럽 등 현재 공개된 여론조사 중엔 84만 모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게 한 개도 없다. 마치 연세대 총학생회장 선거를 신촌역 앞에서 하는 격"이라며 "선거인단 명부 기반 안심번호로 돌렸을 땐 한동훈 후보도 1차투표에서 끝낸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결선투표로 가면 지난 총선 서울 중성동을에서 이혜훈 후보가 하태경을 상대로 역전했듯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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