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 '7연승' 스페인, 사상 최다 4회 우승...잉글랜드 울렸다
15일 유로 2024 결승전 스페인 2-1 잉글랜드
스페인 '영건' 윌리엄스-야말 선제골 '합작'...오야르사발 결승골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무적 함대' 스페인이 파죽의 7연승으로 유로 무대 최다 우승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17세가 된 '원더 키드' 라민 야말을 앞세운 신구 조화로 12년 만에 유럽 축구 최정상에 오르면서 유로 대회 사상 최다인 통산 4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야말은 대회 4도움으로 신기록을 작성하며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5일 오전(한국 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전에서 후반 2분 라민 야말의 도움을 받은 니코 윌리엄스의 선제골과 후반 31분 미켈 오야르사발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후반 23분 알바로 모라타와 교체돼 경기장에 나선 오야르사발은 인생 최고의 골을 성공시킴으로써 스페인을 유럽 축구 최정상으로 다시 이끌었다. 라민 야말은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스페인의 미드필드진을 이끈 로드리가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녹아웃 스테이지 4경기 연속 선제골을 내주고도 동점골을 만들며 살아났던 잉글랜드의 '좀비 축구'는 또 다시 1-1을 만들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는 듯했으나 스페인의 화력 앞에서 마지막 꽃을 피우지 못하고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스페인은 윌리엄스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후반 28분 교체 멤버 콜 팔머에게 1-1 동점골을 내줬으나 결국 화력을 앞세워 역전승을 끌어냈다. 선제골을 기록한 22세의 윌리엄스는 17세의 야말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내준 크로스를 달려들며 슛으로 연결, 잉글랜드의 골망을 처음으로 흔들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부터 4강까지 6경기에서 무려 13골을 뽑아내며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를 연파한 기세를 살려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올라 사상 첫 우승을 노리던 잉글랜드의 야망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메이저 대회 7연승 우승은 2002 한일 월드컵 브라질에 이어 스페인이 두 번째로 기록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유로 1964, 2008, 2012 우승에 이어 12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통산 최다인 4번째 우승 기록을 세웠다.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17세 생일 파티를 한 '원더 키드' 라민 야말은 지난달 16일 16세 338일의 나이로 유로 최연소 출전과 도움 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지난 10일 대회 준결승전에선 프랑스를 상대로 동점골을 기록하며 유로 최연소 득점 기록도 새로 세웠었다.
통산 5번째 결승 진출에 성공한 스페인은 우승을 하면서 독일(3회)을 제치고 유로 역대 최다 우승 단독 1위 자리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지난 1968년 유로 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후 11번째 출전한 대회에서도 첫 우승 숙원을 풀지 못했다. 16강전부터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4경기 연속 선제골을 내주고도 끝내 살아나는 '좀비 축구'를 보인 잉글랜드는 역전승을 노렸으나 마지막 우승까지는 힘에 부쳤다. 손흥민이 과거 토트넘에서 '소울 메이트'로 활약한 인연으로 응원한 해리 케인 역시 또 다시 '무관의 제왕'이란 타이틀을 이어갔다. 케인은 0-1로 뒤지던 후반 16분 올리 왓킨스와 교체돼 예상보다 일찍 피치를 떠났다.
스페인은 잉글랜드와 최근 6경기에서 3승 1무 2패로 앞섰으며 역대 전적에서는 11승 4무 12패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전반 필 포든의 유효 슈팅 한 개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전을 신중히 운영하면서 볼 점유율에서 31%-69%로 밀렸다. 슈팅 수에서도 3-5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유효 슈팅은 1-1을 기록했다. 기대 득점에서는 0.28-0.17골로 열세를 보였다. 니코 윌리엄스를 이용한 스페인의 왼쪽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잉글랜드는 또 다시 백4로 전환하는 전형 변화로 정상을 노렸다. 8강전부터 부카요 사카를 오른쪽 윙백으로 내리는 백3 전형으로 경기력 향상을 보였던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3-4-2-1전형을 사용할 것이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부카요 사카를 다시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 윙어로 기용하는 4-2-3-1전형을 가동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으며 주드 벨링엄~필 포든~부카요 사카를 공격 2선, 데클런 라이스와 코비 마이누기 수비형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백4는 루크 쇼~마크 게히~존 스톤스~카일 워커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스페인은 4-2-3-1 전형을 바탕으로 골키퍼 우나이 시몬을 최후방에 두고 로뱅 르 노르망, 마크 쿠쿠렐라, 에므리크 라포르트, 로드리고 에르난데스, 파비안 루이스, 니콜라스 윌암스, 다니엘 올모, 라민 야말, 알바로 모라타가 선발로 나섰다.
스페인은 초반부터 왼쪽 라인에서 공격의 활로를 열며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스페인은 후반 2분 라민 야말의 빠른 전환 패스를 받은 니코 윌리엄스가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낚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를 빼고 마르틴 수비멘디를 투입한 뒤 공격에 불을 붙였다.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 16분 해리 케인을 빼고 올리 왓킨스를, 후반 25분 코비 마이누를 빼고 콜 팔머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팔머는 투입 3분 만인 후반 28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좀비 축구'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후반 41분 마르크 쿠쿠렐라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빠른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미켈 오야르사발이 몸을 날리며 밀어넣어 득점에 성공하며 잉글랜드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트로피 '앙리 들로네'를 들어올렸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대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대회 내내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많은 이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는 슬로베니아(피파랭킹 57위), 덴마크(21위), 스위스(19위) 등에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득점 기록도 대회 6경기에서 총 7골에 그쳤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6전 전승으로 결승에 올라왔다. B조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3-0 승리(모라타 29, 파비안 루이스 32, 카르바할 45+2)를 거뒀고 이탈리아와 2차전에서 1-0 승리(칼라피오리 자책골 55), 알바니아와 3차전에서 1-0 승리(페란 토레스 13)를 거두며 3전 전승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조지아와 16강전에서 4-1 승리(로드리 39, 파비안 루이스 51, 윌리엄스 75, 올모 83; 르 노르망 18)를 거둔 데 이어 개최국 독일과 8강전에서 2-1 연장전 승리(올모 51, 메리노 119; 비르츠 89), 프랑스와 4강전에서 2-1(야말 21, 올모 25; 콜로 무아니 9) 승리하며 파죽의 6연승을 거뒀다. 야말은 유로 역대 최연소 득점자로 등극했다.
초반 부진을 보였던 잉글랜드는 4강전부터 저력을 발휘했다. C조 1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1-0 승리(벨링엄 13)를 거둔 데 이어 덴마크와 2차전에서 1-1 (케인 18; 훌만드 34), 슬로베니아와 3차전에서 0-0 무승부로 팬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1승 2무 C조 1위로 16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슬로바키아와 16강전에서 0-1로 뒤지다 패배 직전 벨링엄과 케인의 연속골로 극적인 2-1 역전승(벨링엄 90+5, 케인 91; 슈란츠 25)을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스위스와 준준결승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사카의 동점골로 연장까지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5-3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대회 6경기째인 네덜란드와 4강전에서 드디어 전력을 폭발했다. 2경기 연속 백3로 변환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네덜란드에 우위를 보이며 2-1 승리(케인 18p, 왓킨스 90+1; 사이먼스 7)를 거두고 2회 연속 결승에 진출, 사상 첫 우승을 다시 노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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