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에 '반도체 클린룸'이 그대로…독보적 현장 적응력 키운다

서대웅 2024. 7. 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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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본색 폴리텍]④ 청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과
'클린룸' 반도체 전 공정 실습 가능
현장에서 실제 사용하는 장비 구축
DB하이텍 등 산학협력..취업률 96%
12인치 웨이퍼 실습공간 12월 완공
지난달 26일 충북 청주시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과 ‘클린룸(반도체 공정 실습실)’에서 2학년생인 석희경(왼쪽) 씨가 ‘마그네트론 DC 스피터’ 장비를 이용해 금속 타깃을 교체하고 있다.(사진=서대웅 기자)
[청주(충북)=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지난달 26일 충북 청주시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과 ‘클린룸(반도체 공정 실습실)’. 이 학과 2학년생인 김종혁(23) 씨는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반도체 칩을 살펴보고 있었다. 눈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반도체 칩의 패턴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작업이다. 이 현미경은 배율이 1만 배로 908.2나노미터 굵기를 보여줬다. 머리카락의 90분의 1 굵기다.

석희경(25) 씨는 그 옆에서 ‘마그네트론 DC 스피터’ 장비를 이용해 금속 타깃을 교체했다. 반도체는 동그란 기판인 웨이퍼에 각종 전선을 깔고 그 위에 얇은 금속을 덧붙이는 작업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때 사용하는 금속을 새로 갈아끼운 것이다. 클린룸엔 이밖에도 웨이퍼를 마이크로 단위의 얇은 굵기로 깎아내는 ‘웨이퍼 박막 식각기’, 이렇게 깎은 것을 웨이퍼 위에 쌓아 올리는 ‘웨이퍼 박막 증착기’ 등의 장비가 있었다. 허주회 반도체시스템과 교수는 “웨이퍼 박막 식각기 및 증착기는 SK하이닉스에서 기증받았다”며 “현업에서 사용하는 장비로 학생들이 실습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충북 청주시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과 ‘클린룸(반도체 공정 실습실)’에서 2학년생인 김종혁(왼쪽) 씨가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반도체 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서대웅 기자)
주사전자현미경(SEM)에 나타난 908.2나노미터(머리카락 굵기의 90분의 1 수준) 굵기의 반도체 패턴.(사진=서대웅 기자)
반도체 유지·보수 설계 전문가 육성

폴리텍 청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과는 반도체 공정 장비 운용과 유지·보수, 설계 전문가 육성을 위해 설립된 2년제 학위 과정 학과다. 2007년 구축한 클린룸은 반도체시스템과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산업현장에서 제조하는 8인치짜리 웨이퍼 공정 장비가 구비돼 있다. 현재 국내 대학에선 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한국기술교육대 정도만 클린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폴리텍 청주캠퍼스가 구축한 클린룸은 학생들 사이에서 더욱 각광받는다.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장비를 기증받아 현장에서 반도체를 어떻게 공정하는지 더욱 생생하게 실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텍 반도체시스템과를 나와 반도체 클리닝 장비 업계 글로벌 1위 회사인 스크린SP코리아에 재직 중인 권형구(33) 씨는 “폴리텍에서 반도체 전 공정을 실습한 결과 입사 후 남들보다 업무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폴리텍은 현재 150평짜리 클린룸이 있는 반도체인력양성센터도 건립 중이다. 오는 12월 완공된다. 반도체 업계의 주력 제조팹인 12인치 웨이퍼 장비를 들일 예정으로, 12인치 웨이퍼를 실습으로 다루는 국내 대학은 현재까지 없다.

반도체시스템과 명성은 국내 유수 대기업과의 산학협력에서도 확인된다. 2년제 졸업생을 대상으로 2개월 교육을 진행한 뒤 이 지역의 중견기업 이상 회사에 취업을 연계하는데, SK하이닉스와 DB하이텍도 그 대상이다. 최근 4년 간(2020~2023년) 총 309명이 수료했으며 취업률은 96%에 달한다. 또 4년제 관련 학과 전공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 과정도 2022년 개설해 지난해까지 70%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반도체시스템과 학과장인 하정우 교수는 “4년제 대학의 교육 과정엔 반도체 공정 관련 실습 시간이 많지 않고 클린룸이 구축된 곳도 거의 없다”며 “이론으로 배운 점을 현장에서 접목하고 면접 때 도움 받기 위해 이곳을 찾는 대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지능형 반도체 제작 중부권 클러스터 계획도

정부는 청주, 진천, 음성 산업단지를 잇는 ‘충북 SW융합클러스터’를 구축 중이다. 2031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를 제작하는 중부권 핵심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폴리텍 청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과는 지역 인재 발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충북지역 직업계고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현장 맞춤형 실습 과정을 운용한 뒤 채용을 연계한다. 지난해 36명이 이 교육을 수료했으며 이중 33명(92%)이 취업에 성공했다. 양기용 폴리텍 청주캠퍼스 학장은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기업과 취업을 연계해 결과적으로 지역과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폴리텍의 목표”라고 했다.

서대웅 (sdw61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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