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득 경쟁력이 강한 ‘난축맛돈’ 농가[기고]

김은비 2024. 7. 1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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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난축맛돈 전용 사육농가는 2024년 5월 기준 12개소까지 늘었다.

난축맛돈을 사육하는 농가의 경영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돼지고기 경매 지육단가는 제주흑돼지가 1kg 당 7290원, 난축맛돈이 8500원이었다.

지난 20여 년간 난축맛돈 개발과 보급 과정에서 여러 시련이 있었으나, 현재 난축맛돈은 사육농가에게 작지만 강한 소득을 안겨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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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축산과학원, 2013년 개발한 '난축맛돈'
1000마리 기준 흑돼지 보다 연매출 1억원 많아
사육농가 협의체인 난축맛돈연구회 노력 결과

[강근호 난지축산연구소 소장]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즐거워해야 할 점심시간이 오히려 두렵기만 하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1인분 기준으로 식당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김밥 4000원, 칼국수 9000원, 삼겹살 2만원이다. 특히, 삼겹살의 경우 돈(豚) 도매가격은 작년보다 더 내렸으나, 소비자 물가는 그대로다.

돼지 도매가격이 낮아진 데 반해 양돈농가는 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급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농가 수는 적지만 순수익을 내고 있는 양돈농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난축맛돈’ 사육농가이다.

‘제주재래흑돼지’는 일반 백색돼지에 비해 근내지방 함량이 높고, 고기색이 붉어 육질이 우수하나 성장이 느린 단점이 있다. 반면, 일반 백색돼지는 생산성이 높아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난축맛돈’은 제주재래흑돼지의 특징인 검은 털색 유전자와 우수한 육질을 보유하면서도 일반 백색돼지의 우수한 생산성을 갖추도록 만든 돼지이다. 2013년에 개발해 2014년에 돼지생축 자체를 특허등록 했다.

하지만 농가 시험보급 단계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드러났다. 새끼돼지의 △생시체중 △같은 어미에서 생산된 새끼돼지 간 체중 균일도 △등지방 두께 △이모색 등에서 단점이 나타났다.

개발 후 1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그동안 꾸준한 연구와 개량을 통해 개발 초기의 나타났던 단점은 상당 부분 개선됐다. 난축맛돈 전용 사육농가는 2024년 5월 기준 12개소까지 늘었다. 난축맛돈을 판매하는 곳은 경우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식당을 비롯해 대형백화점 등 49개소로 증가했다.

난축맛돈을 사육하는 농가의 경영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돼지고기 경매 지육단가는 제주흑돼지가 1kg 당 7290원, 난축맛돈이 8500원이었다. 제주흑돼지와 난축맛돈 모두 지육체중은 82kg, 출하 마릿수는 1000 마리로 동일하게 가정해 계산해 보자. 1000마리를 기준으로 제주흑돼지를사육했을 때보다 난축맛돈을 사육했을 경우에 약 1억 원의 추가 매출액이 발생하게 된다. 단순한 셈법이지만 생각보다 큰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난축맛돈 사육 농가 12개소 가운데 5개 농가는 연 평균 1만 마리를 생산하고 있다.

개발 당시 여러 단점들이 있었음에도 현재 이런 결과를 보일 수 있었던 데는 난축맛돈 사육농가 협의체인 ‘난축맛돈연구회’의 노력도 한몫을 했다. △사육농가 △기술자문 위원 △유명 셰프 △유통업체로 구성된 연구회는 생산·기술·마케팅 분과로 구성돼 있다. 2020년 창립 이후 매월 정기모임을 통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난축맛돈 품질 관리를 위한 외부 초청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사육 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연구 과제를 기획해 현장에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물을 제공해오고 있다.

제주재래흑돼지라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고유 유전자원을 발굴하고 활용 가치를 높임으로써 난축맛돈 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다. 지난 20여 년간 난축맛돈 개발과 보급 과정에서 여러 시련이 있었으나, 현재 난축맛돈은 사육농가에게 작지만 강한 소득을 안겨 주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앞으로도 현장 실용화와 농가 소득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강근호 난지축산연구소 소장(사진=농촌진흥청)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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