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방 전공의들, 빅5 병원 지원 가능”… 권역 제한 않기로

오경묵 기자 2024. 7. 1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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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복귀율 최대한 높이려는 정부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제시한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달 11일 기준 전체 수련병원 211곳의 레지던트 사직률은 0.66%(1만506명 중 69명)에 그쳤다. /뉴시스

정부가 오는 9월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지방의 사직 전공의들이 서울 빅5(주요 5대) 병원 등에 지원할 수 있도록 이른바 ‘권역 제한’은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 수련병원장들에게 “7월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를 완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사직 후 올 하반기에 복귀하는 전공의의 경우 ‘1년 내 같은 과·연차로는 복귀할 수 없다’는 기존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9월부터 바로 다른 병원에서 같은 과·연차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수련병원장들이 “지방 병원 전공의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 지역 의료에 더 큰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기존 수련병원과 같은 권역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권역 제한’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5일까지 수련병원별 전공의 결원을 확인해야겠지만, 현재로선 권역 제한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지방 의료 공백 우려에도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올 하반기 전공의 복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전공의 이탈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빅5 병원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빅5 전공의 충원율은 향후 의료대란의 향배를 가를 핵심 요소다. 빅5 병원은 심·뇌혈관과 암 환자 등 중증·응급 치료를 전담하고 있다. 빅5는 전공의 비율이 최고 40%로 다른 병원에 비해 높은데, 전공의 이탈로 수술·입원율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빅5 전공의 빈자리부터 채워지면 일단 가장 급한 불은 끌 수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반대로 빅5 전공의 충원율이 낮으면 의료대란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은 7월 15일이다. 수련병원 대부분은 지난주 전공의들에게 15일까지 거취를 결정해달라고 공지했지만, 대다수 전공의는 아직 묵묵부답이다. 이달 11일 기준 전체 수련병원 211곳의 레지던트 사직률은 0.66%에 그쳤다. 빅5 병원 한 관계자는 “데드라인 당일(15일)까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복귀 움직임은 없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빅5 인기과 위주로 일부 전공의가 복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빅5 등 주요 수련병원들은 15일까지 복귀하지 않거나 사직·복귀 여부 응답을 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일괄 사직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빅5 등 주요 병원은 6월부로 전공의 사직서를 처리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비대위는 전공의 복귀·사직 데드라인인 15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드리는 의견’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연다. ‘6월 전공의 사직 처리’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은 사직서 수리 시점을 ‘6월 4일 이후 본인이 희망하는 퇴직 일자’로 하되, 인턴과 1년 차 신규 전공의는 2월 29일 자로 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16개 시·도 의사회 회장들은 13일 비공개 회의를 갖고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의 해체를 권고했다. 올특위에 전공의·의대생이 빠지면서 유명무실해졌다는 이유다. 이에 의협 측은 “올특위 관련 사안은 내부 논의를 거쳐 15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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