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후 뭉치는 공화당…“헤일리 전당대회 연사 나서기로”

밀워키/이민석 특파원 2024. 7. 1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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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트럼프와 경선서 경쟁...사퇴 이후에도 거리둬
당초 초대 못받았지만 총격 이후 계획 바뀌어
“당 결집 통해 지지세 과시 의도”

대선 야외 유세 도중 총격으로 부상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예정대로 14일 오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전당대회를 연다. 당의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미국 대선의 꽃이라고 불린다. 공화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지난달 대선 TV토론에서 완승해 기세를 올리고 있는 트럼프의 ‘대세론’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지난 3월 3일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유세하고 있는 모습. 그는 3일 뒤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서 사퇴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또 당 경선 당시 트럼프와 맞대결을 펼쳤다가 지난 3월 중도 하차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총격 직후 ‘트럼프 지원’을 위해 전당대회 연사로 나서기로 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헤일리와 트럼프는 경선 단계에서 경쟁하면서 사이가 멀어졌었고, 이번 전당대회에 헤일리는 초대를 받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피격 사건 이후 공화당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자들을 강하게 결속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어제의 끔찍한 일로 인해 내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15~18일)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 했다”며 “그러나 나는 ‘총격범’ 또는 ‘암살 용의자’가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당초 계획대로 밀워키로 오후 3시30분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오는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당초 그는 전당대회 마무리쯤 돼야 현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었다. 그러나 이번 총격 이후 “부상도 이겨낸 강한 트럼프”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전당대회 초반부터 세(勢) 과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20세 백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쏜 총에 귀 위부분을 맞았다. 이날 범인이 쏜 총알은 트럼프의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했다. 트럼프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유세에 참석한 지지자 한 명이 목숨을 잃고 두 명은 중상을 입었다.

한편 헤일리가 전당대회 연사로 나서는 데 대해 미 정가에선 “중도층의 지지세가 두터운 헤일리가 트럼프를 본격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 트럼프의 외연을 넓히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헤일리는 올해 초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20~30%의 지지를 받으면서 트럼프의 ‘대항마’로 주목받았었다.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초반부터 격차가 크게 벌어지자 지난 3월 6일 주지사를 지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사퇴를 선언했다.

당시 헤일리는 “나는 항상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왔지만 트럼프가 당의 지지를 얻는 것은 그 자신에게 달려있다”며 트럼프에 대한 명확한 지지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에도 “트럼프에게 투표는 하겠다”면서도 본격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아왔다. 사퇴 이후 경선 레이스에서도 헤일리는 중도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공화당 내 중도·반트럼프 세력의 구심점으로 인식되면서 트럼프와의 거리를 유지해왔다.

폭스뉴스는 “공화당 레이스 막판까지 트럼프와 경쟁했던 헤일리가 트럼프 암살 시도 실패 이후 당의 단합을 위해 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공화당이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고 했다.

총격 당한 지 6시간 후 트럼프는 뉴저지 뉴어크 공항에서 경호원 부축도 받지 않고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X(옛 트위터)

트럼프는 전당대회 기간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15일(월요일) 처럼 전당대회 바로 직전이나 전당대회 중 (부통령 지명을) 하고 싶다”며 “화요일이나 수요일에 하고싶기도 하지만 알다시피 여러가지 복잡한 이유 때문에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시 권력 승계 서열 1순위인만큼, 유권자들 표심(票心)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는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플로리다),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엘리스 스테파닉 하원의원(뉴욕) 등이다. 이들 모두 연사 명단에 올랐다. 미 언론들은 이들 중 밴스와 루비오, 버검 등이 최종 명단에서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전당대회의 ‘흥행’을 위해 이른바 ‘셀럽’(유명인) 들도 총출동한다. 격투기 단체 UFC의 CEO(최고경영자)인 데이나 화이트가 명단 상위에 올랐다. 트럼프는 격투기 광팬이다. UFC 팬들 상당 수도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들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지난달 1일 미국 뉴저지 뉴어크 푸르덴셜 센터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화이트와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화이트는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와 20년 동안 친구였고 그는 격투기 팬”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2020년 대선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유명 래퍼 카니에 웨스트의 옛 여자친구이자 할리우드 스타인 래퍼 앰버 로즈, 전직 폭스뉴스 앵커이자 이른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열광하는 우파 논객 터커 칼슨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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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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