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명 몰라, 병원 전전… ‘의료 난민’ 고행길 [고통의 굴레, 희귀질환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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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일, 시간으로는 2만4천시간.'
희귀질환자들이 '왜 아픈가' 병명을 알아내는 데 평균적으로 쏟는 시간이다.
이처럼 희귀질환자들은 연속적인 오진 끝에 병명을 알아내고 있지만 이 같은 시간을 보상받을 길도, 예방할 길도 전무한 상태다.
희귀질환자들은 자신의 병명을 알아내기까지 여러 병원을 떠도는 '의료난민' 신세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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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진료비 지원 ‘산정특례제’ 소급적용 안 돼 경제적 고통도
‘1천일, 시간으로는 2만4천시간.’
희귀질환자들이 ‘왜 아픈가’ 병명을 알아내는 데 평균적으로 쏟는 시간이다. 이처럼 희귀질환자들은 연속적인 오진 끝에 병명을 알아내고 있지만 이 같은 시간을 보상받을 길도, 예방할 길도 전무한 상태다.
14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희귀질환자들은 말 그대로 ‘희귀성’을 지니고 있어 관련 전문의가 부족하고 의사마다 해당 질환에 대한 정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오진의 가능성이 높다. 처음 간 병원에서 병명을 알아내 치료를 받는 일반 대중의 일상적인 상황이 이들에게는 꿈 같은 일인 셈이다.
희귀질환자들은 자신의 병명을 알아내기까지 여러 병원을 떠도는 ‘의료난민’ 신세가 됐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희귀질환 환우 대상 국가 지원실태 조사’를 한 결과 환자들은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는 데에만 평균 2.9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6년이 넘는 기간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병원을 전전했다고 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관한 ‘희귀질환에 대한 다각적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미충족 수요조사 연구(2021년)’ 보고서에서도 희귀질환자들의 진단방랑기를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에는 국내 희귀질환자 중 약 32.7%가 오진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와 있다. 결국 3명 중 1명은 희귀질환으로 진단받기까지의 과정에서 다른 질환으로 진단받은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희귀질환 증상이 나타난 후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방문한 병원도 평균 2.7곳이었다. 진단까지 5곳 이상의 병원을 방문했다고 답한 비율도 10.4%에 달했다.
특히 환자가 200명 이하로 유병률이 극히 낮거나 별도의 상병코드가 없는 ‘극희귀질환’, 병명을 확정 짓지 못했거나 진단이 불명확한 ‘상세불명 희귀질환’, 새로운 염색체 이상으로 별도의 상병코드가 없는 ‘기타염색체 이상질환’인 경우 병명을 알아내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전히 병명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의료난민’ 상태로 남아 있는 이들 역시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수없이 오진을 경험하는 기간, 국가의 지원은 없다. 정부는 진료비 부담이 높은 희귀질환자의 경우 본인부담률을 10%로 경감해주는 산정특례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 탓에 병명이 확정되기 전까지 쓴 막대한 치료비는 온전히 희귀질환자의 몫으로 남는다.
※ 경기α팀 : 경기알파팀은 그리스 문자의 처음을 나타내는 알파의 뜻처럼 최전방에서 이슈 속에 담긴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이진 기자 twogeni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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