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빨간 장미 들고 그녀에게

정성환 기자 2024. 7.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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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계절이 지나갈 때면 떠올리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다섯손가락이 부른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다.

이 곡은 멤버 이두헌이 만든 노래로 비 오는 어느 수요일에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장미꽃을 사다 준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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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손가락 ‘수요일엔 빨간장미를’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 수록된 다섯손가락 1집(1985).

장미의 계절이 지나갈 때면 떠올리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다섯손가락이 부른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다.

이 곡은 멤버 이두헌이 만든 노래로 비 오는 어느 수요일에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서 장미꽃을 사다 준다는 내용이다. 이두헌은 인터뷰에서 첫사랑에게 장미꽃을 준다는 생각으로 만든 노래라고 밝혔다. 이 노래의 히트로 장미꽃 판매량이 늘자 이두헌은 한국화훼협회로부터 감사패도 받았다.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안겨주고파/ 흰옷을 입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주고 싶네/ 한 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한 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 거야/ 슬픈 영화에서처럼 비 내리는 거리에서/ 무거운 코트 깃을 올려 세우며 비 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이 곡은 1980년대 젊은이의 상이 담겨 있어서 그 시절을 되돌아보게 된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은 한국인은 항상 한 맺힌 고통이 내재돼 있었다. 그 때문에 1970∼1980년대 소설·드라마 속 주인공은 늘 버림받은 여성이 슬픔 속에 자책하거나 가난과 고된 노동에 시달리며 술독에 빠진 남자의 파국으로 치닫는 내용이 주였다.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여성에게 비 오는 수요일날 무심코 장미꽃을 주고 싶어 하는 한 남자가 있다. 게다가 그는 한 송이는 외롭고, 한 다발은 무겁다고 생각하는 우유부단형이다. 남자는 장미를 사서 그녀에게 주면 그만이지만 괜히 슬픈 영화의 주인공이 된 상상에 빠진다. 그는 코트의 깃을 올리고 마치 이별할 것처럼 그녀의 집으로 향하는 것이다. 당시의 젊은이들에겐롱코트 깃을 올린 미국 배우 제임스 딘이나 트렌치코트를 입은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우상이었다.

다섯손가락은 이후 몇개의 히트곡을 내고 각자 솔로로 활동하며 가수로서, 교육자로서 삶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2006년 SM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그룹 동방신기가 3집을 발표하면서 ‘풍선’을 리메이크해 부른 덕에 다섯손가락은 다시 주목받을 수 있었다.

장미는 아름다움과 가시를 함께 지녔기에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장미 가시에 찔린 시인 릴케의 이야기,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요계에서는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 민해경의 ‘그대 모습은 장미’도 있다. 이제는 인류에게 수많은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장미에 고마워해야 할 시대가 된 듯하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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