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K-애연가와 제주도 배변사건[우보세]

유동주 기자 2024. 7. 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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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이번 단속으로 제주의 관광문화 질서가 다시 회복됐으면 하는 건 국민 누구나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다.

일본이나 국내 언론을 통한 보도 내용은 사실 순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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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일본 대마도의 '와타쓰미 신사'가 한국인의 출입을 금지했다. (사진=FNN TV 유튜브 캡처)

제주도에서 급증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기초 질서를 지키지 않는단 지적이 계속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보도된 중국인 부모가 어린 아이에게 길거리에서 배변을 시켰던 사건이 촉발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성토는 결국 경찰에 의한 집중 단속으로 이어졌다.

제주경찰은 기초질서 위반 행위 근절 캠페인을 이유로 중국인들을 주로 단속하고 있다. 이번 단속으로 제주의 관광문화 질서가 다시 회복됐으면 하는 건 국민 누구나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다. 그런데 중국인 관광객의 무질서한 행동을 지적하는 우리가 과연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지난달만 해도 일본 방송을 통해 대마도(쓰시마)의 와타즈미 신사가 한국인 관광객을 출입 금지시킨 사실이 새삼 보도됐다. 이 신사는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한국인 출입금지'를 시행해왔다. 부모가 관리하던 신사를 물려받은 아들이 관리하고 있고 부모 역시 한국인 관광객에게 지독하게 시달렸던 사정이 있다.

일본이나 국내 언론을 통한 보도 내용은 사실 순화된 것이다. 신사가 SNS를 통해 밝힌 한국인 관광객의 추태를 지켜보노라면 얼굴이 화끈거리게 된다.

아무렇지 않게 신사 경내에서 흡연을 하고 꽁초를 무단 투기하면서 침을 뱉는다. 말리고 지적하면 오히려 욕설을 하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만든다. 과연 제주도의 '길거리 배변' 사건보다 일본 신사에서의 비매너 행위가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급한 아이의 용변을 길거리에서 실례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종교시설인 신사에서 함부로 흡연을 하고 꽁초를 버리는 게 도덕적으로는 더 나쁜 행위다.

일본 나가사키현 대마도 소재 와타쓰미 신사가 촬영한 경내 한국인 흡연자의 모습. 사진=뉴스1(신사 홍보담당 SNS)


게다가 신사에서 올린 영상을 보면 문제를 일으킨 한국인들은 대체로 해당 관리인을 향해 'X바리' 등 일본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쓰면서 욕을 한다. 이는 한국이 항상 글로벌 표준처럼 여기는 서구권 문화로 보면 엄청난 인종적 모욕이고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일이다. 아무리 일본과의 과거사가 매끄럽지 못하다고 해서 관광을 간 한국인이 일본인을 상대로 마음대로 욕을 해도 되는 건 아니다.

관광을 가면 현지 질서에 맞게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해외에선 서구나 동남아 모두 무단횡단이 흔하다. 하지만 그들도 한국에 오면 눈치껏 무단횡단을 하지 않는다. 관광객도 그 나라의 질서와 문화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일본은 기초질서로는 우리나라와 더불어 가장 잘 지키는 나라 중 하나다.

제주도에서의 중국인 매너를 지적하기 전에, 대마도에서 우리의 실수를 줄여나갈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특히 담배 꽁초 투기 문화는 제일 안 고쳐지는 K-고질병이다. 일본은 애연가들 99%가 꽁초지갑을 들고 다닌다. 심지어 야쿠자도 불량학생들도 꽁초지갑을 쓴다. 일본에 갔으면 그에 맞게 꽁초 투기는 일본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무질서 행위란 인식을 해야 한다. K-애연가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겨 끄고 꽁초를 바닥에 힘차게 버린다고 K-상남자가 아니다.

한국은 인구에 비해 해외여행을 세계 5위권 정도로 많이 하는 나라다. 반공교육을 이수해야 여권을 내줬던 과거처럼, 간단한 기초질서교육을 이수해야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려할만 한 상황이다.

유동주 기자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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