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뛰고, 덜 헐겁고…‘여름공식’ 뒤집은 곰

안승호 기자 2024. 7. 15. 04:4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조수행(왼쪽)·김택연 | 두산 제공


6월 이후 팀도루 51개로 1위…성공률도 81% 압도적
더워지면서 리그 불펜 평자점 5.13 치솟는데
두산만 3.45로 ‘나홀로 역행중’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13일 잠실 삼성전에서 도루 5개를 추가했다. 6-4로 앞선 8회 1사에는 조수행과 정수빈이 2·3루 더블 스틸 이후 비디오판독까지 했지만 세이프 판정이 유지된 끝에 허경민의 2타점 적시타가 바로 이어져 4점차로 벌리는 승부처를 만들었다. 여름 시즌으로 접어들며 대부분 팀이 스태미너를 의식해 도루도 줄이는 추세지만 두산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13일 현재 팀도루 120개로 ‘뛰는 야구’를 2시즌째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LG(126개)를 6개 차로 추격하고 있다.

두산은 도루 성공률도 79.3%로 높다. 6월 이후로는 도루 성공률을 81%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도루 성공률이 61%까지 떨어진 LG와 비교하면 굉장히 실속 있는 기동력을 보였다. 무엇보다 6월 이후 32경기에서 51개의 도루를 기록해 경기당 평균 1.59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 같은 기간 각팀의 경기당 평균 도루 수는 0.81개에 불과하다. 두산은 여름 시즌 들어 기동력에 관해선 독보적인 레이스를 하고 있다.

두산 정수빈 | 두산 제공


도루 부문 1위인 조수행(42개)과 2위권을 지키는 정수빈(35개) ‘투톱’에 강승호(13개)가 두산의 뛰는 야구를 리드한 가운데 지난 6월에만 이유찬이 7개를 기록하며 폭을 넓혔다.

무더위에 오히려 기동력을 끌어올린 두산은 불펜 지표로도 ‘여름 공식’을 뒤집고 있다. 올시즌 타고투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팀 불펜진은 하루가 다르게 지쳐가고 있다.

13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은 4.85로 지난해 수치(4.13)보다 치솟아 있다. 리그 불펜 평균자책은 4.98로 더 나쁘다. 여름 시즌인 6월 이후로 따지면 리그 불펜 자책은 5.13까지 올라가 있다.

그런데 두산은 불펜에서도 계절을 거스르고 있다. 6월 이후 불펜 평균자책이 3.45로 10개구단 중 1위로 우뚝 서 있다. 이 기간, 불펜 자책 2위는 4.22의 롯데로 간격도 크다. 또 7월 6경기에서는 불펜진의 부담이 35.1이닝으로 컸는데도 불구하고 불펜 평균자책은 1.53으로 빼어났다.

두산 이병헌 | 두산 제공


불펜진에서 믿고 낼 카드가 늘어난 덕분이다. 신인 김택연이 6월 이후 16경기 평균자책 1.15에 7세이브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최지강이 평균자책 2.93, 이병헌이 평균자책 3.14 등으로 젊은 어깨들이 여름을 버텨주고 있다. 여기에 두산의 ‘기성 불펜진’인 김강률, 이영하, 홍건희 등이 거의 예외 없이 기대치와 근접한 활약을 하고 있다.

돌려보면, 두산은 올시즌 정상으로 가기 위한 숙제가 구체화해 있다. 발라조빅과 시라카와로 외국인 투수진을 재구성하는 등 변화를 주고 있는 선발진이 반등하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조건이 완성된다.

두산은 시즌 선발 평균자책은 5.13으로 7위에 머물고 있다. 6월 이후는 6.36으로 더 나빠졌다. 그런데도 두산이 선두 추격을 해온 것은 기동력과 불펜 지표에서 리그에 보편화된 여름 습성을 뒤집은 덕분이었다.

선발진이 바로 서면 시즌 불펜 최다 이닝(386.2)에 따라 그간 따라온 체력 부담도 줄일 수 있고 이에 따라 경기별 불펜 싸움의 집중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올여름 두산 야구는 무더위를 정면 돌파하고 있는 흐름이다. 그 여름의 끝에는 시원한 바람이 기다리고 있을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