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사도광산’ 세계유산 반대

이연섭 논설위원 2024. 7. 1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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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킨잔(Sado mine)은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 있는 금산(金山)이다.

일본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사도광산은 조선인 강제노역이라는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다.

일본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등재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에도시대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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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사도킨잔(Sado mine)은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 있는 금산(金山)이다. 1601년 금맥이 발견, 이후 30여년 간 전성기를 맞아 매년 금 440㎏, 은 40t 정도를 채굴했다. 1989년 폐광됐고, 현재는 관광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갱도의 총 길이가 약 400㎞인데 300여m를 관광 루트로 공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사도광산은 조선인 강제노역이라는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이후 1천500여명의 조선인이 강제동원돼 가혹한 노동에 시달렸다. 이런 사실은 구체적인 자료와 증언으로 입증된 상태다. 사도광산 주변에는 조선인 노동자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일본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등재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에도시대로 한정했다.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숨기려는 꼼수다.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지난 6월 사도광산 등재와 관련해 ‘보류’를 권고했다. ‘조선인 강제 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는 취지이자 일본의 흑역사 지우기가 잘못됐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는 2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강제징용을 포함한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시도는 ‘군함도 시즌2’라고 할 정도로 유사하다. 2015년 일본은 군함도의 등재를 신청하면서 평가 기간을 1910년 메이지시대까지로 한정했다. 우리는 “한국인 강제노역 사실을 반영해야 등재에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일본은 사실대로 역사를 기록하고 희생자를 기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가 확정됐다.

하지만 일본은 피해자를 기리겠다는 등재 당시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때문에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 조건부 등재는 또 우리를 농락하는 꼴이 된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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