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 울린 8발의 총성… 트럼프, 피 흘리면서도 “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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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의 환호 속에 등장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유의 자신만만한 어투로 연설을 시작했다.
13일 오후 6시 11분(현지 시간) 순식간에 벌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는 축제와도 같던 현장을 순식간에 끔찍한 아수라장으로 바꿔 버렸다.
연단 밑으로 몸을 숨겼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 1분 뒤 경호원들과 함께 일어섰을 땐 오른쪽 귀에서 흘러내린 피가 입 주변까지 번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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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트럼프 피격 순간
1만5000명 지지자 모인곳서 총격… 총상 트럼프 연단 아래로 몸 숨겨
다시 일어나자 청중들 “USA” 연호… 현장 청중 1명 숨지고 2명은 중태
군중의 환호 속에 등장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유의 자신만만한 어투로 연설을 시작했다. 하지만 불법 이민에 대해 “(국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차트를) 보자”며 살짝 고개를 돌리는 순간, 멀리서 3번의 총성이 울렸다. 즉시 오른쪽 귀에 통증을 느낀듯 손을 갖다 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대로 연단 아래로 몸을 숨겼다. 13일 오후 6시 11분(현지 시간) 순식간에 벌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는 축제와도 같던 현장을 순식간에 끔찍한 아수라장으로 바꿔 버렸다. 경호원 4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몸을 감싼 뒤에도 총성은 5번 더 이어졌다. 총격으로 연단 뒤편 오른쪽 청중석에 앉아 있던 한 남성은 머리에 피가 낭자한 채 쓰러졌고, 주위 사람들은 긴급히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 축제의 유세장이 순식간에 지옥으로
하지만 약 10분 뒤 암살 시도가 벌어지자 현장은 충격과 공포로 가득했다. 연단 밑으로 몸을 숨겼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 1분 뒤 경호원들과 함께 일어섰을 땐 오른쪽 귀에서 흘러내린 피가 입 주변까지 번져 있었다.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대로 무대를 내려가지 않았다. 경호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채 “대통령님(Sir)”을 외치며 무대 아래로 데려가려 했다. 하지만 그는 “(벗겨진) 신발 좀 신겠다” “잠깐, 잠깐”을 반복하며 경호원들을 멈춰 세웠다. 그러고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오른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싸우자(Fight)”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 순간, 공포에 질려 있던 관객석에선 “미국(USA)”을 외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잠시 뒤 무대 옆으로 내려가 경호원들이 쉐보레 서버번 차량에 태우는 동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한번 군중을 향해 돌아서 환호에 답했다. 그가 차를 타고 떠난 건 오후 6시 14분, 암살 시도 약 3분 뒤였다.
● “트럼프의 본능이 만든 장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인 모습은 향후 대선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그(트럼프)의 본능이 만든 장면”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 사이의 강력한 유대감, 현대 미디어에 대한 그의 능숙함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순간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떠난 뒤, 유세장에는 현장에서 총을 맞고 숨진 남성 1명과 중상을 입은 2명의 남성이 남아 있었다. 다친 2명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현재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유세 참석자들은 당시의 혼란을 떨리는 마음으로 기억했다. 한 시민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사람이 보였다”며 울먹였고, “모르는 사람과 손을 잡고 주기도문을 외우며 기도했다”고도 전했다. “혼란을 피해 도망치고 싶었지만,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가로막아 나갈 수 없었다”고도 했다. 한 지지자는 유세장에서 “트럼프가 오늘 당선됐다. 그는 순교자다”라고 계속해서 소리치기도 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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