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긴 한 주였다” 이범호 안도의 한숨… KIA 선두는 이유가 있다, 휴일도 잊을 재정비 총력전

김태우 기자 2024. 7. 15.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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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광주 SSG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싹쓸이패 위기에서 벗어난 리그 선두 KIA ⓒ연합뉴스
▲ KIA는 위기 상황에서 활발한 기동력을 선보이며 끝내 이기고 연패가 길어지는 것을 막았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참 긴 한 주였던 것 같다”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이긴 뒤 이범호 KIA 감독은 “4승2패로 (일주일을) 마무리했지만 참 긴 한 주였던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KIA는 주중 시리즈이자 후반기 첫 3연전이었던 잠실 LG전에서 세 경기를 모두 다 쓸어 담고 기세를 탔다. 하지만 주말 광주에서 열린 SSG와 3연전에서는 한 경기를 건지는 데 그쳤다. 14일 경기도 막판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으로 벤치의 머리가 아팠다. 13-4로 이겼지만 9점차 리드를 만끽할 시간은 거의 없었다.

쉽지 않은 주말 3연전이었다. 타선은 그래도 화력을 유지했는데, 마운드 계산이 참 쉽지 않았다. 현재 KIA 마운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다 튀어 나왔다. 주중 3연전 동안 팀이 가진 가장 강한 선발 투수(제임스 네일·양현종·캠 알드레드)들을 모두 쓰고 광주에 온 KIA는 선발 투수들의 부진, 그에 이은 불펜 기용의 난맥, 그리고 불펜 투수들의 부진 속에 3연전 내내 어려운 경기를 했다. 일주일 4승이라는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긴 한 주였다”는 이 감독의 느낌은 아마도 모든 선수단과 팬들이 공유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문제점은 명확하게 드러났다. 일단 선발진이 위기다. 12일 경기에서 황동하가 일찍 무너졌고, 13일 선발로 나섰던 윤영철은 허리 부상으로 2이닝만 던지고 강판된 끝에 1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최소 열흘을 쉰다. 한 턴을 무조건 거른다. 14일 선발로 나선 제임스 네일도 사실 불안했다. 시즌 초반의 강력한 구위가 무뎌지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불펜도 그랬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정해영, 그리고 시즌 개막 당시 팀의 제1 좌완 셋업맨이었던 최지민의 2군행으로 불펜이 양질 모두 헐거워졌다. 13일 경기에서는 극적으로 역전한 경기가 필승조 붕괴 속에 치명적인 재역전패로 다가왔다. 14일 경기에서도 한정된 자원을 쓰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양상이 읽혔다. 누가 봐도 불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시즌 초반만한 여유가 없다.

그래도 KIA가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이유가 14일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네일이 썩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5⅔이닝을 버텨줬다. 그리고 타선에 힘이 있었다. 3-4로 뒤진 7회 공격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3득점했다. 잘 고르고, 잘 치기도 했지만 너무 잘 뛰었다. 최원준 박찬호 김도영이라는 준족들을 가진 KIA 타선의 히든카드가 잘 드러났다. 8회에는 백업 선수들까지 적시타 행렬에 가세하며 한숨을 놓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오늘도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투타에서 모두 힘을 내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네일이 초반에 실점과 함께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다소 고전했는데 그래도 5⅔이닝을 책임지면서 본인 역할을 잘해줬다. 김대유가 위기 상황에서 귀중한 아웃카운트 두개를 잘 잡아줬다”면서 “타격에서는 2·3번에 배치된 박찬호와 김도영이 각각 2안타, 2타점 활약으로 팀 공격을 잘 이끌어줬고, 나성범의 추가 적시타와 경기 후반에 출장한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최원준을 비롯한 주자들의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 마운드 재정비가 절실한 KIA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휴일을 보낼 전망이다 ⓒ연합뉴스

그 결과 KIA는 연패가 길어지는 것을 막아냈다. 올해 KIA의 가장 긴 연패는 4연패(5월 21일 사직 롯데전~5월 24일 광주 두산전) 딱 한 번이다. 그 다음 3연패가 두 번 있었지만 대다수는 연패를 빨리 끊고 오히려 연승 흐름으로 이어 가기도 했다. 사실 올해 리그 선두치고는 그렇게 긴 연승이 없는 상황에서도 순위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할 수 있는 배경이다. 강팀은 투·타 모두가 힘을 내든, 혹은 어느 한쪽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연패를 길게 가져가지 않는다. KIA는 그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14일 경기에서 증명됐다.

이제 재정비의 시간이다. 갈 길이 멀다. 정해영 최지민 윤영철 이우성이 돌아올 때까지는 일단 버텨야 한다. 이 감독도 “재정비 후 다음 주에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쉬운 방정식은 아니다. 그러나 왕관의 무게를 이겨내려면 그런 고차 방정식도 풀어내야 한다. 집에서 하루를 푹 쉬는 KIA는 17일부터 현시점 리그 2위인 삼성을 홈으로 불러들여 3연전을 치른다. 주말에는 올해 상대 전적 6승2패의 우위를 가지고 있는 한화를 대전에서 만난다. 이 6연전을 마치면 돌아올 선수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돼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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