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윔블던 트로피… “스승님께 바칩니다”
7년 전 떠난 은사 노보트나 추모
“스승님이 정말 보고 싶네요.”
세계 랭킹 32위인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9·체코)가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 이렇게 말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본인의 정신적 지주였던 체코 출신 여자 테니스 선수 고(故) 야나 노보트나를 두고 한 말이었다. 크레이치코바는 13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7위 자스민 파올리니(28·이탈리아)를 2대1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 4위 옐레나 리바키나(25·카자흐스탄)를 꺾은 크레이치코바는 결승에서도 올해 프랑스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파올리니마저 제압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지금껏 주로 복식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메이저 대회 복식에서는 윔블던 2회 우승 등 7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반면 단식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은 2021년 프랑스오픈이 전부. 올해는 허리 부상과 독감 등으로 8강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 우승이 더 놀랍다는 반응이다.
크레이치코바는 “노보트나 코치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18세 때 테니스를 계속할지 확신이 없던 크레이치코바는 모르는 사이였던 노보트나에게 본인 고민을 적은 편지를 건넸다. 노보트나 코치는 이를 읽고 “너는 잠재력이 있으니 꼭 프로로 전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보트나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크레이치코바를 지도했다. 크레이치코바는 프로에 데뷔하고 성공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노보트나는 201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크레이치코바는 이번 대회에서 호텔 대신 노보트나와 윔블던을 찾을 때마다 썼던 숙소를 사용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코치님은 본인과 내가 같은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에 정말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트나는 1998년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이어 그녀는 “(코치님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나에게 항상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며칠 전 코치님이 꿈에 나오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확실한 건 나는 지금 코치님이 너무 보고 싶다는 것”이라고 감격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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