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주역 ‘엔지니어링’, 작년 수주 10조 역대 최대

신수지 기자 2024. 7. 1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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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기술 수요 급증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는 3세대 신형 원전으로는 세계 최초로 2019년 상업 운전에 성공했다.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완성한 첫 ‘한국형 원전’으로 지난해 말 ‘제2회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국전력기술

울산 울주군에서 가동 중인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4호기는 에너지 안보와 경제 발전을 견인한 핵심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 꼽힌다.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완성한 첫 ‘한국형 원전’으로, 2007년 착공을 시작해 3세대 신형 원전으로는 세계 최초로 2019년 상업 운전에 성공했다. 한국을 세계 여섯 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하게 해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참조 발전소가 바로 신고리 3·4호기다. 신고리 3·4호기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전력 수요의 23%를 소화하고 있으며, 연간 화석연료 수입량을 418만t이나 줄였다. 건설 기간 일일 최대 3000명, 연인원 420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300여 중소 협력 업체가 참여해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

신고리 3·4호기 같은 핵심 산업 시설부터 도로·공항·철도 등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모든 인프라 프로젝트의 바탕에 ‘엔지니어링’이 있다. 엔지니어링은 교량, 도로, 공항, 플랜트 등 인프라의 사업 기획부터 타당성 조사, 설계, 조달, 감리, 운영에 이르기까지 시공을 제외한 모든 공정을 아우르는 산업을 뜻한다. 전체 공사비에서 엔지니어링의 매출 비율은 10~15% 수준이지만, 프로젝트의 최종 품질은 엔지니어링 기술에 좌우되기 때문에 ‘건설 산업의 꽃’이라고 불린다.

그래픽=이진영

◇지난해 엔지니어링 수주 역대 최대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및 탈탄소화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엔지니어링 기술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엔지니어링 산업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2009억달러(약 277조원)에 달한다.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의 수주 실적도 지난해 역대 최대인 10조507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8조1611억원)과 비교하면 4년 동안 28.8% 성장했다.

엔지니어링은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크고 제조업·플랜트·기반시설 등 전 산업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고부가 가치 산업이다. 엔지니어의 창의성과 축적된 경험이 핵심 경쟁력인 지식 기반 산업으로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매출 10억원당 고용 인원 수를 뜻하는 고용 유발 계수가 엔지니어링은 11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8명)이나 건설업(10.2명)보다 높다. 40만2000여 명이 엔지니어링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상근직 비율이 90.9%에 달할 정도로 일자리 질도 우수하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부가가치율 역시 엔지니어링은 62.1%로 산업 평균(38%)의 1.6배가 넘는다.

해외시장에서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입지도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은 매년 설계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225대 기업’을 발표하는데 한국은 삼성엔지니어링과 도화엔지니어링, 삼우종합건축사무소, DL이앤씨, 한국전력기술 등 11개 기업이 포함돼 세계 11위를 차지했다.

◇반세기 빛낸 프로젝트 찾는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이런 엔지니어링 산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22년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을 만들었다. 엔지니어링 산업의 위상 제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프로젝트와 기술자를 선정해 최고 1억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작년 대상에는 튀르키예 ‘차나칼레 대교’가 선정됐다. 차나칼레 대교는 배로 한 시간 넘게 걸리던 다르다넬스 해협의 이동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해 교통 불편 해소와 지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신고리 원전 3·4호기 종합설계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12월 4일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 시상식에서는 협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지난 반세기 동안 국민 경제와 국가 발전에 기여한 분야별 대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대한 특별상을 추가로 수여한다. 7월 31일까지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 홈페이지(www.kengawards.kenca.or.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해경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은 “자랑스러운 우리 엔지니어링 산업을 널리 알리고, 엔지니어가 존중받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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