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디오 아트의 거장 ‘백남준 제자’ 빌 비올라 별세
허윤희 기자 2024. 7. 15. 00:36
세계적인 비디오 아트 거장 빌 비올라(73)가 12일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별세했다. 제임스 코언 갤러리는 “사인은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합병증”이라고 밝혔다.
인간의 탄생과 소멸, 죽음 이후의 세계를 정적(靜的)이고 시적인 영상으로 표현해왔다. 영국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선보인 대규모 영상 ‘순교자’ 시리즈는 흙더미에 깔리고, 바람에 흔들리며, 불길에 휩싸이고, 물을 뒤집어쓰는 인간의 몸을 비춘다. 그는 “부처도 삶은 고통의 연속이라고 했다”며 “인간은 고통의 순간에 최고의 미덕을 보여준다”고 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천착은 여섯 살 때 호수에 빠져 익사할 뻔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때 호수 밑바닥에서 올려다본 푸른빛을 잊지 못한다. 지금도 그 순간을 늘 생각한다.”
비디오 기술이 막 태동하던 1970년대부터 비디오란 매체를 다루기 시작했다. 199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미국 대표로 참가했다. 시러큐스 대학 졸업반 때부터 백남준의 조수로 일한 경험이 있다. 2015년 본지 인터뷰에서 그는 “남준은 나의 영웅이자 멘토, 최고의 마스터였다”며 “남준은 늘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천재’라고 했지만 그야말로 진짜 천재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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